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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 남·동부 강타/화물연대 파업이어… 엎친데 덮친 부산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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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 남·동부 강타/화물연대 파업이어… 엎친데 덮친 부산港

입력
2003.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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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태풍 피해로 부산항은 큰 위기에 빠지게 됐습니다."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13일 오전 부산항 신감만과 자성대 부두 직원들은 바닥에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컨테이너 운반용 대형 크레인들을 쳐다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태풍이 상륙한 12일 오후 9시께 부산항에는 순간최대 풍속 초속 42.7m의 강풍이 몰아쳤다. 이 때 부산항 신감만부두의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 7기중 6기가 전복되면서 완전히 망가져 5만톤급 3개 선석이 모두 마비됐다. 허치슨터미널(자성대부두)도 12기 중 2기가 전복되고 3기가 궤도를 이탈해 5만톤급 4개 선석 중 2개의 하역작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또 1기당 높이 32m, 950톤 가량의 크레인이 강풍에 맥없이 무너지면서 부두야적장에 적치돼 있던 수출입 컨테이너 수십 개가 파손됐으며, 부산항 전체 21개 컨테이너 선석 가운데 4개 선석의 본선 선적 작업이 상당기간 차질을 빚게 됐다. 크레인은 기당 가격만 해도 50억∼60억원대로 부두운영사의 재산피해만도 400여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파손된 크레인은 부산항 컨테이너 부두의 크레인 48기중 4분의 1가량으로 1기당 하루 20피트 기준 400여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파손된 크레인 철거에 2∼3주일이 걸리는 데다 전복된 크레인 복구에는 15개월, 궤도이탈 복구는 1개월이 소요되지만 대체 크레인마저 구하기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하루 2만2,000여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는 부산항은 크레인 복구까지 수개월∼1년여간 전체 물동량의 15∼20%가량인 하루 4,000개 안팎의 컨테이너처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부산항에 접안하기 위해 부산항 외항과 경남 진해항, 거제 고현항 등으로 피항했던 컨테이너 선박 136척은 신속한 접안 및 선적 및 하역작업을 촉구했으나, 이날 오전까지 태풍주의보가 해제되지 않은데다 안전점검 및 크레인 파손여파 등으로 작업에 차질을 빚었다.

허치슨터미널 등 부두운영사측은 "접안을 대기중인 선박이 줄을 잇고 있지만 가용선석이 줄어 한동안 체화·체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선사들이 화물연대파업에 이어 태풍피해로 인한 하역차질로 기항지를 중국 일본 항만 등으로 돌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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