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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지나가자 최악 귀경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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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지나가자 최악 귀경전쟁

입력
2003.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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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늘어난 연휴에다 연휴 첫날 귀성객이 집중되면서 최악의 귀성길이 된데 이어 당초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던 귀경길 마저 돌발적인 14호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귀경전쟁'이 벌어졌다.가장 많은 귀경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12일 항공기와 여객선 운행이 지역별로 전면 중단되고, 철도 운행마저 차질을 빚으면서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느라 각 역과 터미널은 북새통을 이뤘으며, 빗길에 차량들이 고속도로로 몰리면서 거의 모든 고속도로가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13일 출근을 위해 전날 밤 부산발 서울행 비행기 표를 예약했던 이모(37·공무원·서울 성북구 돈암동)씨는 비행기가 결항되자 어렵사리 이날 밤 9시발 고속버스표를 구했으나 버스마저 정체로 8시간만에야 서울에 도착해 가까스로 출근했다.

또 12일 밤 여수발 서울행 열차표를 예약해놓았던 김모(33·회사원·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씨는 "태풍으로 일부 철도가 유실되면서 운행이 중단돼 친구 승용차를 얻어 탔는데 빗길에다 국도 곳곳에 낙석이 있어 13일 아침에야 서울에 도착해 출근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태풍으로 귀경을 미뤘던 시민들이 13일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국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 곳곳도 예상외의 정체에 시달렸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밤 귀경차량이 급증하면서 부산-서울은 8시간, 대전-서울 3시간, 광주-서울은 7시간 가량 소요됐다.

태풍 매미의 피해로 철로 20여곳이 침수되거나 유실된 강원 영동선은 이날 저녁까지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영동고속도로 상행선은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강릉에서 출발한 김모(27·대학원생)씨는 "영동선 열차운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버스를 이용하려는 귀경객들로 버스터미널이 북새통을 이뤘다"며 "고속도로 이용차량이 늘어나 강릉-서울이 평소의 2배가 넘는 6시간 이상 걸렸다"고 말했다. 태풍피해로 귀경길이 어려워지자 아예 귀경을 연기하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이날 전남 무안에서 귀경하려했던 김모(23·여)씨는 "태풍으로 도로가 유실됐다고 해 아예 귀경을 14일로 하루 늦췄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신재연기자 poer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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