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행자부 장관이 정치권에 대해 연일 쏟아내는 언사는 부적절할 뿐 아니라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그는 한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야 공히 정치에 있어 쓰레기 집단"이라며 "쓰레기를 한꺼번에 모아 두면 재활용도 못하기 때문에 분리해야 하며 국민의 입장에서 재활용품을 골라내야 한다"고 막말까지 했다. 김 장관은 해임건의안 통과 직후에도 기자회견을 자청, 국회의 결정을 다수당의 횡포이자 구태정치라고 비난한 바 있다.그의 현재 지위는 시사평론가나 선거에 나선 후보가 아니라, 해임건의 대상인 행자부 장관이자 대통령의 국정을 보좌하는 국무위원이다. 해임건의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 장관을 적극 옹호하면서 국정감사 후에 수용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진행중인 사안이다. 야당의 해임건의가 명분이 없다고 보는 사람조차도 김 장관의 경망스런 언동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당사자가 직접 나서 자신에 대한 국회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설득력도 떨어진다. 취지가 어디에 있든지 간에 정치권을 쓰레기에 비유하는 것은 천박한 발언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소양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장관을 그만두면 총선에 출마할 것임을 공공연히 내비치는 것은 해임건의에 쏠린 관심을 개인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김 장관의 공격은 극한 용어를 동원한 한나라당의 반박을 불렀다. 한나라당은 "본인이 해임돼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밝히는 꼴"이라며 "왜 쓰레기장에 들어오려고 안간힘을 쓰느냐"고 꼬집었다. 무엇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다. 김 장관은 해임건의가 매듭지어질 때까지 근신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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