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도파로 활동하다 각각 신당파와 잔류파로 행보가 엇갈린 김근태 의원과 추미애 의원이 9일 신당 창당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 논전을 펼쳤다.김 의원은 추 의원과 조순형 의원 등 중도 인사의 당 잔류에 대해 "아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당의 분열 상황에 대한 양비론은 온당하지 않고 비겁한 일"이라고 추 의원 등을 공격했다. 그는 이어 "추 의원 등이 전당대회를 주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그 분들은 전당대회 의제를 결정하는 당무회의가 폭력에 의해 저지된 것을 먼저 비판하고 대안을 내놓는 진지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조순형 의원은 선대부터 당의 뿌리를 지켰고, 노무현 후보의 인기가 바닥이었을 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맹활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 또한 국민참여운동본부장으로 불철주야 뛰었던 사람인데 (김 의원이) 그런 말을 하니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추 의원은 노 대통령과 신당의 관계에 대해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이 대통령 정치고문이므로 수시로 (노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거나 직접 면담할 텐데 대통령이 신당 문제와 무관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반세기를 이어온 민주당이 와해되고 지지세력이 분열되는 상황에서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무관하다면 그것은 국민통합 약속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에서 (신당파가) 대통령을 호가호위하고 분열을 촉발시키는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묵인하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근태 의원은 대통령의 입장 표명 여부에 대해 "당정분리는 되돌릴 수 없는 원칙"이라며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섰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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