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샐러리맨들이 스산한 한가위를 맞고 있지만, 주가가 급등한 일부 상장·등록사 직원들에게 이번 추석은 보름달 만한 희망의 '잔치'가 되고 있다. 기업 공개 후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보유 자사주 차익만 해도 억대를 넘는 직원이 수두룩한 회사가 있는가 하면, 회사가 침체기를 벗어나면서 직원의 자사주 보유 손실을 만회한 기업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이번 추석이 가장 뿌듯할 샐러리맨들은 17일 거래소 상장 후 첫 거래를 앞두고 있는 팬택앤큐리텔 직원들이다. 이 회사 직원들은 2001년 12월 회사가 하이닉스에서 KTB네트워크로 넘어가면서 회사 재기를 위해 우리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에 따라 전체 직원 1,600여명 가운데 10월 중순부터 즉각 처분이 가능한 구주를 4만주 이상 보유한 직원이 116명, 3만∼4만주를 보유한 직원이 80여명에 달한다.
매입 당시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을 500원∼590원에 샀기 때문에 공모가 2,600원으로만 계산해도 4만주 보유자의 경우 줄잡아 8,000만원선의 차익이 예상되며, 주가가 4,500원까지 오를 경우 1억6,000만원의 자사주 차익을 거머쥐게 된다.
올해 5월 코스닥 등록에 앞서 3조3,000억원의 기록적인 청약금을 끌어 모은 웹젠의 직원들 역시 마음 만은 이미 부자가 된 상태. 이 회사 직원 145명 가운데 우리사주조합에 가입한 직원 137명은 주당 3만2,000원에 자사주를 매입해 1인당 평균 1,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5일 현재 주가 13만7,000원을 기준으로 해도 1인당 1억5,000만원 가까운 차익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등을 운영하는 NHN 직원들도 남부럽지 않기는 마찬가지. NHN은 지난해 10월 코스닥 등록 때 전체 발행주식의 5% 가량을 직원 280여명에게 우리사주로 할당해 1인당 평균 1,000주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당시 공모가 2만2,000원이던 주식이 5일 현재 17만1,400원인 만큼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10월말 이후 1인당 1억5,000만원 내외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직원들이 배부른 기업은 대주주의 배도 부르기 마련이다. 당초 KTB네트워크와 함께 팬택앤큐리텔 지분을 주당 500원에 인수해 주식 3,764만3,658주(공모전 35.41%)를 보유한 박병엽 부회장의 보유 지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2,600원으로만 계산해도 이미 1,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웹젠 신화의 주인공인 이수영 최대주주 역시 현재 38만8,000여주(11.09%)를 보유하고 있어 시가총액이 530억원을 넘어섰다.
이밖에 최근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나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자사주 보유 직원들 역시 그간의 자사주 투자손실을 벗어나며 이번 추석에는 오랜 만에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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