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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 공화국 "윈도제국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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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 공화국 "윈도제국 허문다"

입력
2003.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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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이 몰려온다."무료 공개 소프트웨어(SW)의 대명사인 '리눅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IBM HP 오라클 등 정보기술(IT) 업계의 거인들이 잇따라 리눅스 사업에 나서고 있다. 정부 차원의 '리눅스 밀어주기'도 활성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 윈도의 시장 독점에 맞설 수 있는 대안은 리눅스 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MS 윈도의 '대항마'로 주목

리눅스의 성장은 기업용 컴퓨터(서버) 시장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1999년 7억4,900만달러(9,000억원)에 불과했던 세계 리눅스 서버 시장은 2002년 20억달러(2조4,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또 지난해에는 전체 서버 시장이 8%의 침체를 보였지만 리눅스 서버 시장은 오히려 15%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IBM HP 썬(Sun) 오라클 등 주요 IT업체들이 리눅스를 탑재한 서버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있어 리눅스는 단순한 OS가 아니라 MS의 막강한 '윈도 파워'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줄 무기인 셈이다.

90년대 말, 이메일과 월드와이드웹(WWW)의 대중화로 인터넷과 PC사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자 편리한 사용환경을 내세운 MS 윈도는 전체 PC의 99%에 채택될 만큼 세력이 급성장했다. 2000년대가 되자 서버용 OS 분야에서도 MS의 윈도NT와 윈도2000이 두각을 나타냈고, 이 분야의 강자인 유닉스(Unix) 마저 위협을 받았다.

IBM 등 거대 IT업체들은 윈도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자 큰 충격을 받았다. 한때 업계를 호령했던 그들이 MS의 윈도 기술에 종속될 위기에 처한 것. MS 윈도의 독점을 막을 '대항마'가 필요한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공개된 오픈소스 SW 리눅스는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해

리눅스는 기본 구조가 단순 명쾌하고 인터넷 및 네트워크에 적용하기가 편리하다. 또 비교적 낮은 사양의 컴퓨터로도 높은 성능을 낸다. 윈도와 비슷한 구성의 'X윈도'는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게임이나 오피스 프로그램 등 응용소프트웨어가 다양하지 않은 것이 단점이지만 10여년간 수백만명의 '재야(在野)' 프로그래머들 손을 거쳐 만들어졌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보안상의 허점이 적다. 특히 다양한 변종이 있고 용도에 따라 쉽게 개조해 쓸 수 있다. 따라서 통신장비, 가전제품, 휴대폰, 자동차, 산업용 전자장비 등 여러 가지 IT제품에 필요한 내장형(임베디드·Embedded) SW로 개발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각국 정부도 리눅스에 주목하고 있다. 5일 베트남 프놈펜에서는 한·중·일 3국 경제통상장관이 모여 MS 윈도를 대체할 OS를 공동 개발키로 하고, 그 후보로 리눅스를 지목했다. 지금처럼 윈도에 치우친 컴퓨터 환경에서는 국가 산업과 사회기반이 특정 기업에 종속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우려다.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확산될 듯

리눅스 기반으로 개발될 새 OS는 PC 및 서버, 개인휴대단말기(PDA), 휴대전화, 홈네트워크, 통신장비 등 모든 분야의 IT 제품에 폭 넓게 쓰일 계획이다. 이는 최근 MS가 PDA 및 휴대전화용 윈도를 개발해 내놓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SW 제품의 성패는 본질적으로 시장이 판단할 문제지만, 특정 SW가 지나치게 독점적인 것은 기술의 다양한 발전을 저해하며 기술 주권의 측면에서도 좋지않다"고 말했다.

사태가 이쯤 되자 MS가 움찔하고 있다. MS의 재무최고책임자(CFO) 존 코너스는 'MS가 직면한 최대의 적'으로 리눅스를 지목했다. 리눅스의 점유율이 20%를 넘고 있는 태국에서는 MS 윈도의 가격이 한국의 5분의 1 수준인 40달러(4만8,000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바야흐로 리눅스의 힘이 윈도 제국의 철옹성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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