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는 8일 "한국경제가 4분기 중 바닥을 치고 내년에는 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침체의 골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지속돼 실망을 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HSBC는 이날 '2004년 L자형 경기진행 위험'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해외로부터의 유동성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종합주가지수는 700∼800포인트의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보고서는 이어 "수출이 강력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와 투자의 부진은 심화·확산될 것"이라며 "순환적인 내수부진이 노무현 정부의 정책으로 촉발된 이념적 논쟁으로 인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신용 거품 문제가 해소될 경우 소비가 되살아 날 수 있겠지만 중산층의 급격한 교육비 지출부담으로 인해 실현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2분기 중 교육비 지출 증가율이 임금상승률의 두 배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HSBC는 "(국내외 투자자간의 대립구도로 인해) 고착화된 증시 박스권을 상향돌파하기 위해서는 국내 투자자들이 경제회복 사인을 보다 명확히 보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뒤 "소비관련 주식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IT 관련 및 수출부문 종목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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