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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아흐메드 쿠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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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아흐메드 쿠레이

입력
2003.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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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새 총리로 지명된 아흐메드 쿠레이(65·일명 아부 알라·사진)는 실용주의 노선을 걷는 대표적인 협상파 인사이다.뉴욕타임스가 그를 마흐무드 압바스 전 총리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협상통이라고 평할 만큼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신뢰를 보내는 몇 안 되는 팔레스타인측 인사 중 한 명이다.

1937년 예루살렘 인근 아부 디스에서 태어난 그는 은행업에 종사하다 1968년 파타 운동에 참여하면서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아라파트의 신임 하에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집행위 경제분과 위원장(83년) 자치정부 경제무역부 및 산업부 장관(94∼96년) 등을 지낸 뒤 96년 자치 의원에 당선, 현재 자치 의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그의 진면목은 대 이스라엘 협상에서 나타난다. 91년 마드리드 협상, 현재의 중동 평화안의 모태가 된 93년 오슬로 협상, 2000년 캠프 데이비드 협상 등에서 그는 막후 주역으로서 합리적이고 실용주의적 노선을 견지,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압바스의 퇴진을 애통하게 바라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그의 지명에 대해 선뜻 반발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적 처세에 능한 쿠레이는 아라파트의 후광으로 성장했지만 압바스와 달리 독자적인 정치력을 발휘해왔다.

올 봄 의회 의장으로 총리의 권한 강화 조치를 통과시켜 압바스의 입지를 굳혀주기도 했던 쿠레이는 당시 아라파트를 강력 비난했고 이후 아라파트와 압바스간의 반목을 중재하기도 했다. 물론 그가 자치정부 내에서 특정 지지 기반이 없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추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는 압바스 퇴임 직후 파타 회의 석상에서 "우리는 후퇴가 아닌 전진을 원한다"며 중동 평화안의 이행을 강조, 독자적 행보를 예고했다. 또 8일 미국의 지지가 있어야 총리직을 수락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의 입지 강화책인 듯 하다.

그가 100일만에 물러난 압바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협상세력을 단일 대오로 묶어 독자적 입지를 강화한 뒤 아라파트와 무장세력을 견인, 실권을 가진 채 평화안 협상을 주도해야 한다. 물론 상처투성이의 평화안도 손질해 양측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놓여있다.

그래서 그의 첫 시험대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통제할 내무장관직에 협상파를 앉혀 무장세력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 여부가 될 것이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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