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고 / 담뱃값 인상, 국민건강 차원서 이해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고 / 담뱃값 인상, 국민건강 차원서 이해를

입력
2003.09.09 00:00
0 0

보건복지부가 담배가격인상계획을 발표한 이후 찬반양론이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할 때 이제는 담배가격 인상보다는 이를 통해 확보된 예산을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지가 논의되어야 한다.우리 나라의 담배가격은 선진국의 5분의1∼2분의1에 불과할 뿐 아니라 일인당 국민소득(GNI)을 감안한 상대적 수준 또한 낮다. 영국 2.7배, 캐나다 2.3배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우리 나라(1.47달러)의 담배가격보다 높다. 미국의 경우, 최근 몇 년 동안 담배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해 왔는데, 이를 주도하고 있는 뉴욕시장은 2002년 1갑당 8센트인 시 담배세를 1.5달러로 대폭 인상하면서, "이것이 시민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우리 시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만약 내게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면, 담배를 팔아 얻는 수익이 제로에 가깝도록 세금을 올렸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유럽의 경우 주요 15개국의 평균가격이 1999∼2001년 사이에 13.6% 인상되었다. 프랑스는 올해 15% 인상한 데 이어 매년 17∼25%씩 인상해 2006년까지 현행의 2배 수준까지 담배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2000년 이후 소폭인상이 있었을 뿐이고 그나마도 궁극적으로 흡연문제해결을 위한 인상이 아니었다.

담배가격 인상이 담배소비는 물론 흡연율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입증됐다. 세계은행과 WHO의 자료에 의하면 담배가격이 100% 인상될 경우 담배수요는 20%, 의료수요 역시 23%가 감소된다. 또 담배가격 10% 인상 시 선진국은 4%, 개발도상국은 8% 가량 담배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나라의 경우, 담뱃값이 인상된2000∼2002년 사이 담배소비는 매년 13%씩 감소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1,000원 인상 시 성인남자 흡연율은 9.1%, 남 고생 흡연율은 9.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1998년 기준으로 흡연율 20%가 감소할 경우 추가 생존에 따른 경제적 편익은 8,500억∼1조8,600억원에 이르고, 의료비 2,300억원의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로 볼 때 담배가격 인상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동시에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떤 것도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해야 할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협회가 전국 보건관련 중등교사, 교육청 관계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담배 가격 인상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찬성이 75%였고, 65%가 담뱃값 인상이 청소년 흡연율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 담배가격 인상은 청소년의 흡연예방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라 하겠다.

김 상 인 한국건강관리協회장·의학박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