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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노인성 난청 방치할땐 이명증·피로·어지럼증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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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노인성 난청 방치할땐 이명증·피로·어지럼증 유발

입력
2003.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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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50세가 넘으면 자연적으로 청력이 약해진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노화현상의 하나다. 우리나라의 경우 65∼75세 노인의 30%, 75세 이상 노인의 50%가 청력에 문제가 있는 실정이다.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정한 '귀의 날'(9일)을 앞두고 노인성 난청과 보청기에 대해 알아본다.

방치하면 악화하는 노인성 난청

노인성 난청은 일반적으로 높은 음이 안 들리는 것으로 시작되나 진행되면서 점차 낮은 음도 들리지 않게 된다. 처음에는 말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점차 다른 모든 소리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는 것이 특징. 대개 식습관, 고혈압 등의 병력, 정서적인 스트레스, 유전적 요소, 젊을 때의 소음 노출 등이 원인이다. 그러나 감퇴한 청력을 근본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특별한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장기간 난청 증세를 지닌 채 생활하다 보면 귓속이 울리는 이명증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성격이 예민해지기 쉽고 전신피로와 수면장애는 물론 불안감마저 느끼게 된다. 또 귀에는 청각기능 뿐만 아니라 평형기능까지 있어 소리를 듣는데 장애가 생기면 어지럼증도 발생한다.

청력 검사 후 보청기 구입을

미국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보청기를 써야 할 노인성 난청 환자의 20% 미만만 보청기를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보청기에 대한 불만 등으로 인해 10% 정도만 보청기를 끼고 있는 형편이다. 보청기는 외부의 소리를 전기적으로 증폭시켜 잘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기. 노인뿐만 아니라 난청이 심한 젊은이에게도 적합하다.

그러나 보청기를 선택할 때 모양이나 가격만을 보고 고르면 안된다. 자신의 청력에 맞지 않으면 남아 있는 청력마저 손상될 위험이 있다. 또 주변의 소음이 너무 증폭되면 오히려 대화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고막에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특히 노인성 난청의 경우 높은 주파수대의 소리가 잘 안 들리는데 전체 주파수대의 소리를 모두 증폭시키는 보청기를 사용하면 소음만 크게 느껴질 뿐 난청 교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청기를 의료기점이나 보청기 판매점에서 맞추는 사람이 많지만 청력이 왜 감퇴됐는지, 어떤 음역(音域)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지 등을 알아야 하므로 보청기는 반드시 의사 처방을 받은 뒤 구입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교수는 "보청기를 처방할 때는 한쪽 귀만 안 들리는가, 두 쪽 다 안 들리는가, 난청 유형이 전음성(傳音性)인지 혼합성인지를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며 "전문 검사장비가 없는 길거리 의료기점이나 보청기 상회서 보청기를 맞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어떤 보청기가 좋을까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보청기를 생산하고 있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신호처리방식에 따라 아날로그형과 디지털형, 형태에 따라 귀걸이형, 귓속형, 고막형 등이 있다. 아날로그형 보청기의 최대 약점은 소리를 증폭시켜 전달해주는 기능이 떨어지고 바깥의 모든 소음이 증폭돼 전달된다는 점. 그러나 최근에 개발된 디지털형 보청기는 듣고자 하는 소리만 증폭시켜 전달해준다. 컴퓨터 칩이 잡음을 제거해 주는 것. 다만 가격이 200만∼300만원이어서 비싼 게 흠이다.

최근에는 눈으로는 보청기를 장착했는지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의 초소형 보청기가 등장했고 손목시계에 리모컨을 내장해 상황에 따라 보청기 기능을 변화시키는 제품까지 나왔다. 미래이비인후과 박현민 원장은 "청력감퇴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아날로그형이나 혼합형 보청기도 효과가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비싼 보청기가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보청기 관리요령

1.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항상 건조한 곳에 보관하고 귀지 등이 끼지 않도록 청결히 관리한다.

2. 열과 충격에 약하므로 햇빛 아래나 자동차 보관함에 두지 말고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3. 헤어 스프레이나 헤어 드라이 사용시 착용하지 않는다.

4. 적어도 6개월에 한번씩 정기 점검을 받는다.

5. 사용 후 보청기를 끄거나 배터리 뚜껑을 열어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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