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올수록 외로움을 타는 이웃들이 많다. 해마다 이맘때면 선물을 들고 와 함께 어울려 주던 사람들이 IMF때보다 더 줄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살기가 어려운데 이웃까지 돌볼 여유가 없기 때문인가.그런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올들어 7월까지 모금한 이웃돕기 성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어 700억원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 모금액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을 것 같다. 정부가 주도하던 성금 관리가 민간으로 넘어온 뒤에도 모금은 연말에 집중됐다. 또 기업들이 나서지 않으면 목표액을 채우기 어려웠는데, 연말 모금의 비중이 60% 이하로 낮아지고 개인들의 기부 비중이 높아졌다니 반가운 일이다.
1% 기부운동을 벌이는 '아름다운 재단'도 최근 의미있는 3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군대위안부 출신의 할머니가 전재산을 기탁한 것을 계기로 활성화한 1%기부는 가족행사와 휴가 비용을 아끼거나 금연 등을 계기로 성금을 내는 사람들이 많아질 만큼 참여양태가 다양해졌다.
이웃돕기성금이 늘어나면 사회복지사업이 원활해진다. 최근에야 조명을 받기 시작한 이른바 차상위 빈곤계층에도 큰 액수는 아니나마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성금 배분을 보다 정밀하게 하고 기획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것이 기부자들의 뜻을 살리는 길이다.
홍보를 잘 하거나 널리 알려진 특정 기관·단체에 성금이 편중되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생활 속의 풀뿌리 기부문화가 정착돼 가는 것은 흐뭇한 일이다. 나눔의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풍조는 더 활성화해야 한다. 다만, 불특정 다수를 위한 기부와 간접적 지원에 더해 주변의 특정한 불우이웃을 보살피는 것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이런 온정의 손길이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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