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7일 앞으로 언론과의 접촉을 늘려갈 뜻을 밝혔다.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을 찾아 "(언론과 청와대가) 서로 타도해야 할 적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논쟁할 것은 논쟁하고 싸움도 하더라도 사람은 서로 보는 게 좋은 것 같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는 "본시 나는 자주 만나서 대화하고 의견이 부닥치면 논쟁도 하고 술 한잔 들어가면 싸우고 하는 게 체질인데 부작용이 생길까 봐 참모들도 말리고 해서 못했다"며 "결국 그게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8월부터 춘추관 방문을 원했으나 일정상 문제로 이날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언론은) 대통령이 하는 일에 불평이 많고, 나는 그것을 통해 뭔가 새로운 문화도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여러분에게 좀 미안함도 있고 마음의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점심식사 전 30여분 간담회를 가진 노 대통령은 "한 달에 한 번씩 이런 만남을 갖자"는 기자들의 제안에 대해 "그것은 할 수 있다"며 "내가 싸우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싸울 것이고 얘기를 편안하게 하는 것이 지켜진다면 청와대 안으로 초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비보도를 전제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소상히 설명하기도 했다.
청와대 주변에선 "노 대통령의 언론 정책이 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병완(李炳浣) 홍보수석은 "그런 것은 아니고 다만 노 대통령과 기자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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