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에 입학하는 것보다 대학 교직원 되는 것이 훨씬 더 힘들어요."취업난과 사오정(45세 정년) 등 퇴직 불안감이 심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고소득이 보장되는 대학 교직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말 교내 사무직 직원을 모집했던 성균관대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4명 모집에 무려 1,200여명이 지원, 300대1의 경쟁률을 보였기 때문. 게다가 TOEIC 점수 900점 이상인 지원자와 석사 출신도 상당수에 달했다.
연세대는 이달 사서직 1명 선발했는데 74명이 지원했고 전산직 2명을 뽑는 데도 89명이 지원했다. 세종대도 결원이 생겨 4월 사무직 2명을 선발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550여명이 지원, 서류정리 작업에 애를 먹었을 정도였다. 한양대와 중앙대도 3월과 5월의 일반행정직원 모집에서 나란히 6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자 중에는 고학력 출신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4월 이화여대 일반직 8명 모집에는 600여명이 지원, 75대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지원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석사 출신이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전에는 이 직종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고학력자의 지원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 교직원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공무원 수준의 안정적인 신분 보장과 상대적으로 약한 노동강도 때문. 대부분 대학들이 5급은 58세, 4급 이상은 61세까지 정년을 보장해준다. 게다가 주5일 근무제와 정시 출퇴근제가 철저하게 지켜지는 편이고 방학 때면 단축근무를 실시하는 대학도 많다. 서울 H대는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 이번 방학중 오전10시 출근, 오후2시 퇴근제를 시행했다.
또한 첫해 연봉이 대기업 수준에 버금가는 2,500만∼3,000만원에 이르는 점도 구직자들이 교직원을 선호하는 이유다. 이와 함께 대학은 기업처럼 불경기에도 파산할 염려가 거의 없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중앙대 장경근(40) 인사계장은 "교직원이 '괜찮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최근 들어 지원자들이 부쩍 늘었다"며 "지원 자격을 크게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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