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4시 서울대 신공학관 105호에서는 서울대 공대 대학원의 '반도체소자 특강' 2학기 개강 강의가 열렸다. 이날 강단에 선 교수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황창규(왼쪽사진) 사장. 황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전자, 전기, 물리 등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200여명에게 90분간 반도체의 역사, 정보기술(IT)산업과 반도체의 관계, 차세대 반도체 기술 등을 소개했다.같은 시간 바로 옆 강의실에서는 LG전자 기술최고책임자(CTO) 백우현 사장이 '디지털산업과 기술동향'이란 주제로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대학원생과 학부생들을 상대로 열강을 펼치고 있었다. 백 사장은 강의에서 디지털 TV, 차세대 이동단말기술 등 10대 신성장산업의 기술 동향을 소개했다.
전자업계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서울대 강단에 나란히 서서 회사의 자존심을 걸고 강의대결을 펼친 셈. 두 회사는 모두 이날 강의했던 수강과목에 2학기 내내 자사 CEO와 연구 임원들을 강사로 내보낼 계획. 이 때문에 전자업계에서는 서울대 공대 대학원에서 전자업계 라이벌의 릴레이 강의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 양 사와 산학협력 차원에서 강의를 마련한 서울대 공대 대학원 관계자는 "대기업 경영진들의 강의는 현업에서의 기술 활용 현황은 물론 최고 경영층들의 경험을 통해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직접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자 업계 입장에서는 최근 불붙고 있는 핵심인재 발굴 및 스카우트를 위한 사전포석 성격도 담겨 있어 한치의 양보 없는 강의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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