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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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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기, 그리스에 길을 묻다/이윤기 지음신화 읽기에서 이윤기라는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다. 이윤기 표 그리스·로마 신화 소개서들은 탄탄한 인문학적 소양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신화에 길을 묻다' '역사에 길을 묻다' '현장에서 길을 묻다' 세 장으로 구성된 이번 책은 그의 전작들이 신화 자체의 소개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는 달리, 신화가 탄생했던 그리스의 역사와 그곳을 직접 발로 누비며 쓴 기행문을 버무린 현장 답사기다. 이윤기는 그리스를 향해 끊임없이 인간, 역사,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고대 신화를 현재에도 끊임없이 확대재생산 되는 하나의 '패러다임'이라고 말한다. 신화 속에 내재한 인류 문화의 원형을 특유의 통찰력으로 읽어낸다. '삼국유사'에서부터 영화 '수퍼맨'까지를 넘나들며 그가 실감나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풍부한 사진들과 함께 책 읽기를 즐겁게 한다. 해냄 1만2,000원.

■ 레오폴드왕의 유령 /아담 호크쉴드 지음

20세기 초 콩고에서 1,000만 명 이상의 인간을 학살하고도 교묘한 선전으로 유럽 전역에 인도주의자라는 명성을 얻은 왕이 있다. 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1835∼1909)이다. 1865년 왕위에 오른 그는 탐험가 헨리 모턴 스탠리를 앞세워 콩고 개발을 추진해 벨기에보다 80배나 넓은 콩고를 개인 식민지로 만들었고, 원주민들을 상아와 고무 채취에 강제 동원하는 과정에서 학살극을 벌였다. 그렇게 해서 번 돈을 16세의 프랑스 콜걸과 놀며 탕진했다. 하지만 그의 탐욕과 음모, 착취, 교묘한 위장 행각은 영국의 에드먼드 모렐, 미국의 흑인 언론인 조지 워싱턴 윌리엄스 등의 노력으로 들통났다. 이 책은 미국 버클리대학 교수인 저자가 콩고 판 킬링필드의 현장을 방문하고 방대한 자료를 모아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수백명씩 몰살당한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 등 참상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 다만 당시의 국제 정세, 콩고의 대응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게 아쉽다. 무우수 1만8,000원.

■ 관을 떨어뜨리지 마라!/배리 앨빈 다이어 지음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장의사 배리 앨빈 다이어가 쓴 회고록이다. 18세기부터 장례업을 해온 전통 있는 장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8살 때부터 관을 맸고 9살 때부터 영구차를 청소하는 일을 했다. 죽은 사람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보살펴주는 따뜻함, 철두철미한 직업의식으로 영국 제일의 장의업체를 일구기까지의 과정이 진솔하고도 흥미롭게 그려진다. 다이어는 한 아이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비행기 좌석에 앉은 아이를 꼭 껴안은 채 숨을 거둔 모습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비행기가 추락하는 순간에도 서로를 걱정했던 이 가족의 모습이 숭고한 죽음이란 무엇인지를 일러줬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보다도 수많은 주검을 목격한 이로서, 그가 들려주는 주검의 모습과 죽음에 얽힌 사연들은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오늘의 한국인에게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가서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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