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향응을 제공한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50·구속)씨를 수사했던 경찰이 이씨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민주당이 이씨에게 준 감사장, 이씨가 노무현 대통령과 찍은 사진 등을 발견했다는 주장이 나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이씨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4일 충북경찰청과 김도훈(37) 전 검사의 변호인단에 따르면 경찰은 6월28일 양 전 실장의 향응이 있기 직전인 6월26일과 27일 청주시 복대동 이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이씨 집 피아노 위에 펼쳐져 있던 사진첩 왼쪽에 일련번호, 이씨 이름과 함께 '협조를 아끼지 않아 감사하다'는 내용의 감사장이 꽂혀 있었다"며 "감사장에는 '새천년 민주당 대표 한화갑' 명의와 직인, '대통령 당선자 노무현' 명의와 직인이 찍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오른쪽에는 노 대통령과 이씨가 악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부착돼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그러나 사진첩이 수사와 관련이 없어 압수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은 충북도경 강력계 경찰관 3,4명이 실시했으며, 이들은 이 같은 내용을 수사지휘 검사였던 김 전 검사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충북도지부 관계자도 "이 지역에서 30여명이 감사장을 받았고, 이씨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의 사진 촬영 시기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촬영을 했다면, 시점은 비교적 촬영이 자유로웠던 지난해 민주당 경선 과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검사는 구속 14일 만인 이날 오전 청주교도소에서 풀려났다. 김 전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제기했던 수사 외압설 등에 대해 "수사과정에서 경험했던 것을 수사일지 형식으로 사실대로 적어놓았으며, 수사일지 추가 공개 여부는 변호인단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는 이날 오후 7일째 거부했던 검찰 출두에 응해 조사를 받았다.
김 전 검사의 석방으로 그동안 법조계와 시민단체 등이 제기했던 검찰의 과잉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검찰은 김 전 검사 구속 이후 10여일 동안 강도 높은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벌였으나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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