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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레포츠가 좋다-트라이크

입력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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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위에서 스키의 짜릿함을 만끽한다." 지난 달 21일 오후 경기 일산 신도시 호수공원. 킥보드와 비슷하게 생긴 것에 몸을 맡긴 10여명이 마치 스키를 타는 자세를 취하며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지난 해 미국에서 처음 개발돼,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트라이크(trikke)의 한국판매를 담당하는 트라이코 임직원과 가족들이다. 때맞춰 공원을 지나던 주민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신기한 듯 몰려들기 시작했다. 신종 레포츠를 즐기는 이들의 구성은 초등학생부터 주부, 30대 후반의 남자까지 다양하다. 김형석(37) 이사는 "국내에 보급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아 홍보차원에서 가끔씩 유니폼을 입고 단체 트라이크를 즐긴다"고 했다.

20∼30㎞의 속도감 즐겨

먼저 팀의 막내 윤성원(8)양이 도전에 나섰다. 킥보드를 처음 탈 때처럼 발로 맨바닥을 몇 차례 구르면서 도움닫기를 하더니 양 발판에 발을 올려놓은 뒤 스키를 지치듯 몸을 움직이자 트라이크가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윤양은 "춤추듯 리듬에 몸을 맡기면 저절로 속도가 붙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며 "뒤로타기 등 다양한 기술에도 도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다음은 이들 중 가장 실력이 낫다는 오희석(37)씨 차례. 시속 30㎞에 가까운 속도로 달려오더니 갑자기 손잡이 옆에 있는 브레이크를 꽉 잡았다. 순간 트라이크가 오씨의 몸과 함께 360도 홱 돌더니 가뿐하게 원위치, 다시 무한속도로 달려갔다. 트라이크 양 손잡이에 부착된 브레이크가 별도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묘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오씨의 설명.

옆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이어지자 우쭐해진 오씨는 난생 처음 계단을 내려가는 도전에 나서겠단다. 2칸 계단에 높이 70㎝. 착지할 때 불안하면 다칠 우려가 있어 주위에서 손사래를 쳤다. 순간 붕하고 계단을 지나가는 소리와 함께 오씨의 엉덩방아 찧는 소리가 들린다. 다치지는 않았지만 조금 무안했던지 다시 시도하겠단다. 3차례 스타일을 구긴 오씨는 4번째 도전에야 성공했다.

주부 이옥진(34)씨는 "트라이크를 접한지 6개월만에 몸무게가 2㎏ 빠졌다"고말했고 김용진(36)씨도 "2개월 정도 탔는데 허리띠 2칸을 줄였다. 상하체를 골고루 사용할 뿐 아니라 허리도 많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운동효과도 최고"라며 트라이크 예찬론을폈다.

조금 지나니 대학생으로 보이는 몇 명이 합세했다. 서울·경기지역 트라이크 동호회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계단 넘기는 물론, 계단 및 경사진 곳 오르기, 앉아 타기 등 더욱 업그레이드된 테크닉을 구사, 주위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국내에는 현재 각 지역별로 트라이트 동호회가 결성되는 단계로 한강 둔치, 올림픽 공원, 분당 탄천, 일산 호수공원 등에서는 트라이크를 즐기는 회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운동량 크면서 안전

이처럼 트라이크붐이 무서운 속도로 번져가는 것은 무엇보다 배우기 쉽고 안전하며 운동효과가 크기 때문. 세바퀴가 3각형 형태를 띠고 있어 웬만해서는 넘어지지 않는다. 두발자전거보다 세발자전거가 안전하고 배우기 쉬운 것과 같은 이치. 여기에 스키를 탈 때처럼 양다리에 힘을 주면서 허리와 어깨로 페달을 돌리는 운동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전신운동에 그만이다.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면 한단계 높은 기술에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 당연. 동호회 회장 김태훈(20)군은 "트라이크의 기술을 높이려면 손잡이의 높이를 낮추고 핸들의 각도를 보다 많이 회전시키면서타야 한다"며 "뛰어난 스키선수가 속도를 내기 위해 엣지(edge)라고 불리는 양날에 힘을 주면서 타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트라이코 윤수진(37) 사장은 "미국에는 인라인스케이트를 비롯한 x-게이머들이 자주 이용하는 펀박스(fun box)에서 훨씬 고난이도의 묘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며 "최근 동호회가 활기를 띠는 만큼 머지 않아 세계수준의 트라이커가 나올 것"이라고기대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주의할 사항

트라이크는 3을 뜻하는 트리(tri)와 자전거를 뜻하는 바이크(bike)의 합성어. 세발자전거와 흡사하지만 페달이 없다. 킥보드와도 유사하지만 하체가 아닌 온 몸을 사용한다는. 운동효과를 극대화한 기구이다.

브라질 출신의 질도 벨레스키(Gildo Beleskiㆍ39)가 1999년 개발, 지난 해부터 양산하고 있다. 사용하는 근육이 스키를 탈 때와 비슷해 겨울을 기다리는 스키어에게 대용품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큰 기술이 없어도 남녀노소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바퀴가 폴리우레탄으로 돼있어 바닥에 물이 있거나 미끄러우면 미끄러지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자주 잡으면 바퀴의 마모가 심해지니 실력이 향상될 때까지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트라이크를 본따 조잡하게 만든 유사품이 판을 치고 있으나 정교하지 못한 설계로 사고위험이 높다.

트라이크 한국 총판인 트라이크 코리아(트라이코, www.trikke.co.kr)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동영상을 포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소개받을 수 있다.

이마트, 현대백화점, 롯데마트, 삼성홈플러스 등 백화점과 할인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으며 미소레포츠(www.misoleports.com)에서도 취급한다. 가격은 바퀴의 크기에 따라 다른데 5인치는 24만8,000원, 6인치는 26만8,000원, 8인치는 29만8,000원에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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