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만나 양지로 나온 고스톱.가상의 ‘게임머니’를 갖고 무작위로 결정되는 상대와 즐기는 인터넷 고스톱의 인기가 담배연기, 구석방 낡은 국방색 모포 등 고스톱에 관한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며 몇 년째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현재 인터넷 고스톱을 제공하는 사이트는 넷마블(www.netmarble.net), 한게임(www.hangame.net), 엠게임(www.mgame.com), 세이클럽(www.sayclub.com) 등.
넷마블의 동시접속자수는 5만명을 넘어섰고 한게임의 경우도 일일 이용자수가 평균 120만명에 육박하는 등 온라인 고스톱 세상의 열기는 여느 ‘하우스’보다 뜨겁다.
인터넷 고스톱의 가장 큰 장점은 실제 상황과 달리 가상의 돈이 오가기 때문에 아무리 점당 10만원짜리 게임을 하며 기분을 내도 ‘패가망신(敗家亡身)’ 할 우려가 없다는 것.
또한 화투가 모포를 때리는 소리나 ‘나도 껴줘’ ‘아싸’ ‘왜 그랬어’ 등의 재미있는 효과음이 실제상황 못치 않은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이 중에서도 각 사이트가 올해 들어 시작한 ‘맞고(둘이 치는 고스톱)’는 연인이나 친구, 혹은 가족간의 색다른 놀이로 자리잡았다. 대학생 정윤석(24)씨는 한달 전 만난 여자친구와 넷마블의 ‘맞고’를 즐긴다.
“사실 서로 친하기 전에 전화로 통화하면 서먹서먹하잖아요. 함께 게임을 즐기면서 어색함을 없애고 싶어서 ‘맞고’를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죠. 고스톱을 치면서 부담 없이 채팅도 하고 가짜 돈이니깐 의 상할 일도 없어서 좋습니다.”
한게임에서 한달 전 새로 시작한 ‘러브 맞고’는 고스톱 외에 남녀 사이 만남의 장 역할도 한다. 이성간에만 같은 방에 들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장, 관심사, 학력, 거주지 등 프로필이 공개되기 때문에 가상의 미팅 장소 역할을 한다.
한게임 홍보팀 채선주 차장은 “하루 이용자 중 40% 이상이 ‘맞고’를 이용한다”며 “게임 진행이 셋이 치는 것보다 빠르고 7점 이상이 돼야 ‘고’를 외칠 수 있어 오가는 돈이 상대적으로 크며 둘만의 공간에서 자유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 등이 나날이 늘고 있는 젊은 20~30대 회원들의 즉흥적이고 자극적인 성향과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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