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니 커피빈이니 시애틀즈베스트니 하는 미국식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증식 속도가 무섭다. 이들은 여러 가지로 공통점이 많다.우선 손님을 줄 세운다(앉아서 느긋하게 메뉴판을 보던 즐거움은 어디로 갔는가). 직원들은 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그들 머리 위엔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커피 이름이 적혀 있다. 이탈리아어와 영어가 뒤섞인 커피 이름들은 신참 고객들을 주눅들게 만든다. 프라푸치노가 뭔지, 블렌디드가 뭔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다. 먹고 알아내는 수밖에는. 그리고 이들은 모두 마일리지 카드를 발행하고 있다. 열 잔을 마시면 한 잔을 거저 준다는데 그거 한 번 얻어먹으려면 매번 온 지갑을 다 뒤져야 한다.
겨우 주문에 성공한 손님들은 직원의 지시에 따라 옆으로 이동해야 한다. 거기서 자기가 주문한 것이 나올 때까지 잠자코 기다린다. 마침내 자기 커피가 나오면 감지덕지 받아 들고 빈자리를 찾아 앉는다. 커피 나왔다며 손님 부르는 소리는 끝없이 이어지고 커피 가는 소리는 또 왜 그리 요란한지. 그런데도 직원들은 모두가 씩씩하고 태연하다. 이 모든 장면에서 우리는 미국을 본다. 언제나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어야 속이 시원한 그 이상한 나라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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