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분당(分黨)은 여당이 둘로 나눠지는 초유의 사태로 기존 정국구도의 재편, 내년 총선구도, 여야 관계 등 여러 면에서 커다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우선 기존 민주·한나라·자민련 등 주요 3당 체제가 깨질 게 확실하다. 내년 총선도 최소한 현 3당과 신주류 중심 신당 등 주요 4당을 포함하는 다당제 구도 아래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신당에는 민주당 신주류와 한나라당 탈당파인 통합연대, 정치권 밖 친노 그룹인 범개혁신당추진연대(신당연대) 등이 가담할 가능성이 크다.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잔류파는 새 인물 영입과 당 개혁을 통해 수도권 호남표를 결집, 신당과 일전을 겨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호남, 한나라당―영남, 자민련―충청'의 지역 분할 구도가 더욱 공고해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당으로선 최악의 경우 이들의 틈에 끼어 지역 기반 면에서 '미아' 신세가 돼 총선에서 낭패를 볼 여지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떠나고 무당적으로 남을 경우 내년 총선까지 여야는 없고, 원내 1·2·3당만이 존재해 정국 그림 자체가 크게 변하게 된다. 노 대통령과 가까운 민주당 신당파가 당을 만들 경우 집권당이 어디인지 헷갈리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신당파는 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부터 "안정적인 국정운영 뒷받침"을 내걸어 자신들이 민주당을 갈음하는 새 여당이 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의 분열이 총선 전 진보 대 보수 형태로의 정계개편을 촉발하는 촉매가 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개혁을 기치로 내건 신당의 새 인물 영입이 성공하고, 여론의 지지를 모을 경우 탈당에 유보적이었던 한나라당내 소장 진보세력과 민주당 잔류파, 자민련 의원 일부를 자극, 정국에 큰 파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당 추진파는 이날 성명서에서 "민주당 외 제 정치세력 및 사회단체와 신당창당 문제를 협의하고, 정치적 연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결의, 큰 틀에서의 정치권 재편을 도모하겠다는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신당세력이 노 대통령을 배경 삼아 내년 총선 뒤 범 여권 단일정당 형성을 목표로 기존 정치권 곳곳을 공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