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남았다.''라이언 킹' 이승엽(27·삼성)이 홈런 2방을 쏘아올리며 대구구장 왼쪽 외야펜스에 걸려있는 아시아 신기록(55개) 홈런 카운트다운 숫자를 '7'로 갈아치웠다.
이승엽은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기아와의 시즌 14차전에서 1―3으로 뒤지던 3회말 무사 주자 1,3루에서 상대 선발 강철민의 143㎞짜리 한가운데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30m의 3점짜리 역전 우월 장외홈런(48호)을 터뜨렸다. 이승엽은 또 8회말 2사에서 오철민을 상대로 볼카운트 1―3에서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쳐 좌월 솔로 홈런(49호)을 작렬, 팀의 9―4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홈런 2방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의 불방망이를 과시한 이승엽에 기세가 눌린 기아는 파죽의 11연승 행진의 마침표를 찍고 하루만에 3위로 주저앉았다.
6일 5경기만에 홈런포를 힘차게 재가동한 이승엽은 107경기만에 시즌 49호를 기록, 1999년 자신의 한국 기록(54개)과 일본 왕정치 등이 세운 아시아 기록 경신에 성큼 다가선 것은 물론 이날 경기를 치르지 않은 끝없는 추격자 심정수(현대·46홈런)와의 격차도 3개로 늘렸다. 이승엽은 124타점으로 심정수(122타점)를 누르고 타점 부문 선두자리도 탈환했다.
5월 15개, 6월 14개의 불방망이를 뽐내다 7,8월 두달 동안 12개의 홈런에 그쳐 여름에 약한 징크스를 재연했던 이승엽은 찬바람이 솔솔 부는 9월 들어 다시 홈런레이스에 힘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마지막 홈런고지 등정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승엽의 이날 홈런쇼는 특히 LA 다저스 토미 라소다 부사장(75)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컸다. 내년 시즌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언한 이승엽은 이날 화끈한 무력시위를 펼침으로써 자신의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라소다 부사장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서울 라이벌' 두산과 LG가 맞붙은 잠실에서는 두산이 선발 손혁의 6이닝 3피안타 호투를 앞세워 LG를 8―0으로 따돌렸다. 대전에선 롯데가 한화를 6―3으로 물리쳤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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