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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시의 협상의지 잘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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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시의 협상의지 잘 읽어야

입력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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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을 전격 면담한 자리에서 6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파월 국무장관을 배석시키고 이례적으로 마련한 자리에서 한국외교책임자에게 이런 의지를 표명한 것은 남북한과 회담 당사국들에 다목적 메시지를 띄운 것으로 중요한 의미를 둘 만하다.6자회담 후 미국정부는 그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 내에 강온파 대립이 심한 터여서 그 정책이 어떻게 선회할지 우려되는 바가 컸다. 그런데 이번에 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의 유용성을 평가하며, 이 틀을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할 것임을 한국정부에 밝힌 것이다.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어온 우리 정부에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으며, 중국을 비롯한 회담당사국에도 2차 회담의 의욕을 북돋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6자회담 재개의 관건을 쥔 북한이 부시의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은 베이징 6자회담이 끝날 즈음 미국이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는데 반발, 회담무용론과 핵 억제력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회담의 지속 여부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북한이 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6자회담의 중요성을 언급한 부시의 발언을 긍정적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북핵 문제는 시간과 더불어 위험이 증폭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 위험을 관리하는 유일한 틀은 6자회담 뿐이다. 이 회담에서 평화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경고했듯이 전쟁의 위험에 빠질지 모른다. 2차 회담은 북미 모두 상대방의 위기의식을 구체적으로 덜어줄 협상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우리는 부시의 뜻이 북한의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구체적 협상안으로 가시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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