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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서 글써도 조국은 영원한 화두"/ 한민족 문학포럼 참가한 재외동포 문인들 "낳은 나라·기른 나라사이서 혼란·고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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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서 글써도 조국은 영원한 화두"/ 한민족 문학포럼 참가한 재외동포 문인들 "낳은 나라·기른 나라사이서 혼란·고민도"

입력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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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로 소설을 써도 다쿠앙(단무지) 냄새가 아닌 김치 냄새 나는 문체를 갖고 싶었다. 그런데도 나도 모르게 일본어의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그럴 때 본능적으로, 또 의식적으로 조국을 마주 대하려고 했다." 재일동포 작가 이회성(68)의 고백이다.재일동포재단(이사장 권병현)과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의 주최로 3, 4일 서울 아미가호텔에서 열린 '한민족 문학포럼'에 참가한 재외동포 문인들은 '낳은 나라와 기른 나라의 경계에서 문학을 한다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회성은 "한반도와 일본간 해협을 두고 한국 젊은이가 그냥 '현해탄'이라고 적는 것을 재일동포 1,2세는 한자로 玄海灘(현해탄)으로, 3,4세는 일본식 표기인 '겐카이나다'(玄界灘)로 적는다"며 '문명의 경계에 선'재일동포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설명했다.

재일동포 소설가 현월(38)은 제주도에 살던 부모가 4·3사건으로 일본으로 이주한 가족사를 밝혔다. '나는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가'라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애매한 결론에 이르렀다는 그는 "상황에 따라 한국인으로, 때로는 일본인으로, 때로는 재일동포로 지내며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월은 "내 소설은 재일동포 사회를 무대로 하고 있지만 한국이나 일본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자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버클리대 교수인 일레인 김(61)은 "영어로 작품을 쓰고 영어를 말하는 사람들을 독자로 갖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들에 관한 비평을 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계 미국 작가들이 백인들의 인정을 받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동남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세계 다른 나라 독자에게로 관심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러시아 작가 아나톨리 김(64)은 "나는 러시아에서 거주하는 고려인 2세의 가정에서 태어나 문학활동 초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예술적 기교가 아닌, 한민족의 눈으로 본 세계의 아름다움을 소설로 쓰고자 했다"면서 "이렇게 나온 글은 러시아문학에서 독창적 색깔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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