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의 핵 위협을 빙자한 일본의 탄도미사일방위(MD) 구상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차오깡촨(曹鋼川) 중국 국방부장은 3일 중국을 방문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방위청 장관에게 "미사일방위는 세계 전략균형을 무너뜨려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차오 국방장관의 발언은 일본 정부가 최근 MD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요구에 포함시킨 데 대한 경고의 표시다. 중국은 일본이 미국의 MD 체제에 편입돼 미사일 요격체제를 갖출 경우 자국의 핵전략에 차질이 온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핵전략은 '최소 억지전략' 또는 '제한적 억지전략'에 기초를 두고 있다.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보복능력을 유지함으로써 수적, 질적으로 압도적인 미국의 핵전력을 견제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40여 기에 불과해 1,000기가 넘는 미국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의 MD와 일본의 MD 체제가 완성되면 중국의 핵미사일은 비행단계에서 요격될 가능성이 높아 억지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를 만회하려면 ICBM과 핵탄두를 대량으로 준비하거나 다탄두 미사일(MIRV)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 상대방의 요격 능력을 넘어서도록 한꺼번에 다량의 미사일을 발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이 최우선 목표인 중국에 핵전력 강화는 국력소모를 가져올 뿐 아니라 인도와의 관계를 고려해도 매우 부담스럽다. 그러나 북한의 핵 위협이 남아 있는 한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방위 구상을 포기하도록 설득하기도 어렵다.
중국은 특히 미일 양국이 미사일방위를 매개로 장차 중국견제 정책에서 더욱 밀착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중국이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적극 나서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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