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하면 생각나는 삼겹살이 소에게는 없을까. 있다. 이른바 ‘우겹살이다. 조금은 생소하게 들리는 우삼겹이란 엄밀히 말하자면 소의 뱃살에 가까운 양지 부분. 지방과 적절하게 섞여 있는 이 부위를 마치 돼지 삼겹살처럼 잘라놓은 것이다.보통 가운데는 붉은 살점이, 그 양 옆으로는 하얀 지방이 이어져 있어 영락없는 삼겹살 모양 그대로다. 양지가 먹기에 뻑뻑한 데 반해 우삼겹은 쫄깃한 느낌이 더 강하다. 이 독특한 맛을 느끼려면 서울 강남역 특허청 뒤켠에 자리한 ‘본가’에 가면 된다.
우삼겹은 불에 그냥 구워 먹거나 양념구이로 즐긴다. 양념없이 구웠을 때는 고소한 듯하면서도 쫀득하다. 씹으면서 언뜻 차돌백이와 비슷하다고 생각되지만 차돌백이보다는 텁텁해 잘 씹힌다. 보통 소금에 찍어 먹는다.
양념우삼겹은 그냥 우삼겹 보다 더 인기가 좋다. 얇게 썰은 우삼겹에 양념을 뿌려 곧바로 숯불에 구으면 양념이 숯불의 열기에 힘입어 고기에 배인다.
숯향이 밴 살코기를 조금 짭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양념에 찍어 먹으면 스르르 녹는 듯 하다. 특히 양념 우삼겹은 얇게 썰어 나온다. 이는 지방이 차지하는 부분이 적게 썰기 때문인데 지방이 많으면 양념이 잘 배지 않아서다.
‘본가’ 우삼겹은 주인인 김장우(38)씨의 할머니가 10여년전 개발했던 메뉴. 영동시장 근처에서 ‘본가’를 운영할 때 싼 소고기 부위를 찾다가 정육업자와 함께 우삼겹을 개발해냈다.
지금은 김씨가 후배인 정용한(29)씨와 함께 논현점과 강남점을 함께 운영한다. 정씨는 “우삼겹은 돼지고기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소고기”라고 자랑한다. 우삼겹 1인분에 9,000원.
고기를 다 먹으면 대표 메뉴인 차돌된장이 기다린다. 진한 된장을 풀어 놓은 국물에 차돌을 얹어 기름기가 쫙 흐르는 것이 보기만 해도 속이 든든해 진다. 양념, 육수를 넣어 미리 끓여 놓은 된장에 다시 야채와 두부 차돌 등을 넣고 끓여 국물이 진하다.
콩나물과 무생채, 상추 등이 담긴 커다란 양푼에 된장 국물을 넣고 밥을 비벼 먹으면 차돌에서 나오는 고소한 맛과 된장이 어울려 시골 된장 맛 그대로다. 여기에 동치미 한 수저를 뜨면 입안이 시원해진다. 직접 담가 지하 냉장실에서 숙성시킨 동치미는 슬러시처럼 살짝 얼려 나오는데 맛의 깊이가 혀에 와 닿는다.
ㆍ메뉴와 가격 점심 때 대표메뉴인 차돌된장과 갈비해장국은 5,000원, 동치미국수 4,000원. 누룽지 정식 6,000원. 갈비살 9,000원. 꽃살 1만8,000원.
ㆍ영업시간 및 휴일 매일 밤11시까지. 추석과 설날에만 쉰다.
ㆍ규모 및 주차 테이블 30개에 야외 테이블 10개. 논현점은 테이블 44개. 회식 연회도 가능할만큼 널찍하다.
ㆍ찾아가는 길 특허청 옆골목으로 내려가면 두번째 신호등 우측
ㆍ연락처 본점 (02)567_4475, 논현점 516_3284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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