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높이는 의학의 실천이 제 목표입니다."한의사 출신 벤처기업가 황성연(38·사진) 사장에게 의학의 사명은 '질병의 치료' 이상이다. 몸의 고통 못지않게 정신의 고통도 '고칠 수 있다면 고쳐야 할 병'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 고수익과 명예가 보장되는 한의대 교수 자리를 걷어치우고 낯선 벤처경영의 길로 나선 데는 이 같은 고민이 있다. "진료실에 앉아 환자들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내가 먼저 찾아갈 수 있는 길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기회가 찾아왔죠."
황제공진보, 천보204, 리피노 등 한의학과 양약이 결합된 각종 신약으로 유명한 (주)한국의과학연구소는 2000년 5월 우석대학교 한의대 교실에서 탄생했다. '기능성 기호식품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는 이상용 학장의 제안에 약초학 교수였던 황 사장이 '훌륭한 생각'이라며 화답을 한 것. 황 사장은 "몸에 안 좋다고 기호식품을 무조건 못 먹게 하는 것보다 도리어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바꿔보자는 역발상이었다"고 술회한다.
그의 주목을 끈 것은 천연물 신약. 효능이 검증된 한약을 대상으로 과학적 분석을 해 원료물질을 추출해내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처방의 신약을 만들어 낸다는 착상이다. 더불어 속효성과 지속성, 편리성에서 뒤떨어지는 한약을 개선, 안전성과 효력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창업 3년 만에 이 회사는 매출 100억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7억원의 순흑자도 냈다. 스태미너 강화제 천보204와 복부비만용 다이어트제품 리피노의 인기 덕분이다. 특히 천보204의 경우 국내 대기업 K사와 특허 소송을 벌이며 유명세를 톡톡히 치루고 있다. 이 제품의 핵심인 조제 비법을 K사가 고스란히 베껴갔다는 것이 황 사장의 주장. 그는 "매출이 수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 작은 이익에 연연해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해서는 곤란하다"며 "이것도 마음의 병이 깊은 탓"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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