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탤런트 공채 부활 "끼있는 자 모여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탤런트 공채 부활 "끼있는 자 모여라"

입력
2003.09.05 00:00
0 0

올 가을 탤런트 지망생들의 발걸음이 바빠질 전망이다. 한동안 중단된 지상파 TV 3사의 신인 탤런트 공채가 일제히 부활하기 때문이다. SBS가 지난달 25일 10기 탤런트 공채에 나서서 9일까지 원서를 받고 있고, KBS와 MBC도 각각 10, 11월에 20, 31기 공채를 실시한다.공채 왜 부활하나

방송사 탤런트 공채는 과거 신인 연기자의 유일한 등용문이었으나 연예기획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방송사로서도 연예기획사가 유망 신인을 대거 발굴해 공급하는데 굳이 월급을 줘가며 공채 탤런트를 둘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나 기획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캐스팅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2001년까지 공채를 실시하다가 지난해 중단한 MBC 관계자는 "기획사 소속 연기자들이 겉은 화려하지만 기본 교육을 거쳐 단역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 온 공채 출신 연기자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고 털어놓았다. 1997년 이후 공채를 하지 않은 KBS의 드라마기획반 나성엽 차장도 "직업연기자 정신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연예기획사의 힘이 커지면서 스타급 연기자를 캐스팅하려면 연기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신인 '끼워팔기'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쓸 만한 연기자가 많지 않다 보니 스타잡기 경쟁이 치열해져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김현준 KBS 드라마제작국장은 "스타를 잡기도 어렵고 한정된 제작비로는 폭등하는 출연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 공채를 부활한 주된 원인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달라진 공채, 3社3色

이번 공채는 여러 가지로 과거와 다르다. 우선 통상 20명을 넘던 선발 인원을 10∼15명으로 줄였다. 공채로 뽑혀도 상당수가 출연 기회조차 없던 과거와 달리 꼭 필요한 '소수 정예'를 선발하겠다는 뜻에서다. 응시 연령도 고교 재학생까지 낮췄다. 또 한때 슈퍼탤런트 대회 등 이벤트를 겸한 선발이 유행했으나 이번에는 철저히 실무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구체적 선발 방식이나 훈련 과정 등은 방송사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3년 만에 공채를 실시하는 SBS는 내년 방송되는 드라마에 기용할 연기자를 뽑는 것이 주목적이다. 구본근 CP는 "담당PD들에게 심사와 실무 훈련까지 맡길 것"이라며 "전속 여부도 자율화, 본인이 원하면 1년 계약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기획사에 속해 일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말이 공채지 실제로는 '확대 공개 오디션'인 셈이다.

반면 MBC는 전속기간(2년)이 타 방송사보다 길고 선발 후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등 공채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방침이다. MBC가 자체 제작 비중이 높은 데다 올 상반기 캐스팅 난항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속사정이 배경이다. 실무를 맡은 MBC프로덕션 홍희경씨는 "1년 간은 단역으로 경험을 쌓게 하고, 2년차부터 자질에 따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S는 공정하고 신속한 심사를 위해 방송사상 처음으로 공채 전 과정을 온라인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동영상 파일이 포함된 원서를 인터넷으로만 접수해 1차 전형을 실시하고, 2·3차 실기면접과 카메라 테스트 때도 채점 결과를 바로 컴퓨터에 입력해 집계한다. 나 차장은 "응시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활용하고, 심사 과정을 담은 동영상 등을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관리 시스템을 새로 개발하느라 공채 시기가 다소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공채 지속 여부? 글쎄

3사 모두 공채를 부활하기는 했지만 내년 이후에도 계속 실시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유망 신인들을 기획사가 싹쓸이하고 있는 현실에서 얼마나 우수한 인력을 발굴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애써 키워도 일단 뜨고 나면 여기저기서 손을 뻗기 때문에 전속이 풀린 뒤 활용 여부를 결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공채는 현 기획사 중심 연기자 공급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를 점검해 보는 일종의 시험대로 성공 여부에 따라 지속적 실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