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람들의 휴가에 대한 집착은 거의 광적이다(오죽하면 우리도 휴가를 바캉스라 부를까). 여름이면 텅 비어버리는 도시들, 버려지는 개와 고양이, 한 달 간의 길고 긴 휴가로 유명하다. 그런데 프랑스의 어느 신문에서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신은 여름 휴가에 대해 얼마나 정직합니까?"결과는 의외였다.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이 휴가를 다녀와서 거짓말을 한다고 말했다. 바가지 요금, 무성의한 서비스, 불친절한 호텔 직원 때문에 죽도록 고생하고 돌아와서는 태연하게 이번 휴가는 정말 즐거웠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연애까지도 꾸며댄다고 말했다. "푸켓에서 만난 금발의 여인, 정말 대단했지!"
사실 편하고 즐거우면서 스릴도 있는, 동시에 멋진 연애도 할 수 있는 그런 휴가는 평생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하다. 편한 곳에는 스릴이 없고 스릴이 넘치는 곳에는 보통 수세식 화장실이 없다. 별 다섯 개짜리 호텔에는 단체여행을 온 늙은 연금 생활자들로 가득하고 작고 저렴한 동남아의 호텔은 마약중독자들과 요란한 서핑족들로 득실거린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정직한 게 아닐까. 과연 지난 여름, 당신이 해변에서 바가지 쓴 사연을, 온 직장 동료가 다 알아야 하는 것일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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