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때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은 우리 나라의 오랜 미풍양속이다. 그러나 공적인 관계에서는 때로 추석 선물이 뇌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도가 지나쳐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최근에도 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지난 달 31일 역대 대통령들로부터 받은 추석 선물을 거론하며 노 대통령이 선물을 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표한 이후 노 대통령이 4만원짜리 추석 선물을 공개하는 일도 있었다. 반면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1일 직원들에게 "어떤 경우라도 고객들로부터 추석 선물을 받지 말라"는 지시를 내려 우리 사회에는 선물에 대한 상반된 가치관이 아직도 양립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한국일보 사이트는 1일 "공적인 관계에서 주고 받는 추석 선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주제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3일 오후 8시 현재 2,940명이 참가한 이번 조사에서는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전체의 78.0%(2,294명)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뇌물로 변질된 추석 선물에 대한 직간접적 경험이 그만큼 광범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반면 추석선물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비율은 20.9%(614명), "모르겠다"는 1.1%(32명)에 그쳤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추석 선물을 경계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은 선물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선물이 뇌물로 변질될 수 있다는 현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추석 선물이 필요하다는 의견 역시 선물이 선물로 그쳐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선물의 의미를 강조하는 글들이 많았다.
선물과 뇌물은 구별되야
선물과 뇌물은 구별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정대표의 '선의의 주장'에 공감한다. 점점 각박해져 가는 사회에서 비싼 것이 아니더라도 정성이 담긴 선물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상품권이나 현금 말고, 옛날의 달걀꾸러미와 조기가 그리워지는 건 왜일까.
/tackyuni
감사 엽서 한장이면 충분
정을 나누고 덕담을 주고 받으며 결실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풍습이 더러운 이해관계, 유착관계, 비리와의 연계 등으로 인해 망가져 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감사의 글을 적은 엽서나, 감사의 편지 등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불우한 이웃, 병고에 시달리는 어려운 분들에게 따뜻한 사회의 정을 전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beekwon
차라리 불우이웃에 주길
노 대통령님, 추석 선물 사회 지도층 5,000명에게 준다고요? 주지 마세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리사회 지도층은 이 나라를 망쳐 놓은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3만∼5만원짜리 받으면 감사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소년·소녀 가장, 독거 노인, 환경미화원, 산재피해자 이런 사람에게 주세요. 이런 사람은 작은 금액이라 할지라도 감사할 겁니다. /jko5555
작은 정성없는 추석 삭막
점점 삭막해지는 요즈음. 순수한 마음으로, 인간적으로 받아들입시다. 사실 선물이라는 게 주는 이의 의도와 액수가 문제이지, 인간적이지 않습니까. 추석도 다가오는데 작은 정성을 준비해야겠군요. 지인들을 위하여. 선물 없는 추석, 삭막하군요. /mjw445
'성의'를 넘는 수준 곤란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업무적인 이해간계에서 주고 받는 수십만원씩 하는 상품권이나 갈비 등은 단순한 성의로 보아 넘기기엔 억지스러운 데가 있습니다. 아, 나도 그런 선물 한번 받아봤으면…. /bigkang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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