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은 3일 오후 국회 본회의의 해임건의안 통과에 대해 "야당의 선택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겠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대립의 날을 더욱 날카롭게 세웠다.김 장관은 이날 '해임건의안에 대한 입장'이란 성명서를 통해 "한나라당은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정권 중간평가'를 한다며 해임건의안 처리를 강행했다"며 "이유도 명분도 약하고 국민들이 동의도 하지 않는 이번 해임건의는 다수당의 횡포이며 신성한 주권을 가진 국민이 선택한 합법적인 정부를 흔들어 보겠다는 구태정치"라고 비난했다. 김 장관은 또 "이것은 민의를 왜곡하고 대의민주주의를 남용하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먼저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행자부의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일선 경찰이 책임져야 할 일을 가지고 장관의 해임을 건의한다면, 이렇게 사사건건 국정 발목잡기를 한다면, 어느 장관이 소신껏 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김 장관은 자신의 거취를 '인사권자와 논의해 금명간 결정'으로 일단 미뤘지만 고심을 거듭했다. 오전부터 장관실 주변에서는 "해임안이 통과될 경우 김 장관이 사직서를 내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표결 직후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해임안 가결 후 곧바로 국·실장 및 참모들과 거취문제 등에 대한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김 장관이 공식 입장 표명을 당초 오후 4시에서 오후 5시로 미루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이 때부터 내부에서는 "청와대가 적극 만류하고 있고 김 장관이 결심을 접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김 장관은 거취를 언급한 대목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다시 강조해 '금명간 거취결정'이 결국 사의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행자부 직원들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소식이 전해지자 허탈해 했다. 직원들은 "한나라당의 해임건의안 제출 이유가 정말 장관 해임의 사유가 될 수 있는 것이냐"며 "이런 일로 장관이 해임된다면 누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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