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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150억 수수' 추가 기소/수사대상 비자금 500억 넘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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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150억 수수' 추가 기소/수사대상 비자금 500억 넘을듯

입력
2003.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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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특검 이후 규모와 사용처를 놓고 논란을 거듭해온 현대비자금의 대략적인 모습이 드러났다.수사대상 비자금 약 500억대

지금까지 대검 중수부가 밝혀낸 현대비자금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받은 200억원과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받은 150억원 등 총 350억원이다. 두 사람은 '비자금 관리인' 김영완(50)씨에게 돈을 맡겼다가 권씨는 150억원을 2000년 4·13 총선 때 사용했고, 박씨는 1억∼2억원씩 모두 30억원을 가져다 사용했다. 검찰은 김씨의 차명·도용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고, 출처가 불분명한 약 100억원의 별도 비자금도 발견했다. 별도 비자금에는 박씨가 제3의 기업에서 받은 돈과 김씨 개인 돈이 섞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대북송금 특검에서 나온 '+α'는 처음 60억원 대에서 450억원 대로 늘어났으며, 다른 정치인들이 받은 돈까지 포함하면 최소 5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50억 진실게임

박씨의 부인에도 불구, 검찰은 박씨의 150억원 수수에 대해 특검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현대측 인사와 김씨의 진술내용, 그리고 수사결과가 '박씨가 돈을 받아 김씨에게 맡겨 사용했다'는 것으로 일치한다는 것. 검찰은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의 배달사고 가능성과, 김씨의 '현금 바꿔치기'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검찰은 특히 박씨가 P호텔 22층 토파즈룸 등 돈 전달 장소와 시간까지 지정했다면서, 이례적으로 박씨의 금품수수 행태까지 공개했다. 박씨는 '은밀한 만남'을 위해 이 호텔 객실을 4∼5년 동안 무료로 사용, 객실료가 무려 1억4,000만원에 달했다는 것. 하루 객실료를 100만원으로 계산해도 박씨는 DJ 정권 내내 이 호텔을 사용한 셈이다.

풀린 의혹과 남은 숙제

박씨와 김씨의 관계에 대해 검찰은 1998년 1,2월 YS정부 고위인사의 소개로 만난 뒤 호형호제 하며 긴밀한 만남을 유지해왔다고 전했다. 검찰은 2000년 3,4월 남북정상회담 준비 만남에 김씨가 4차례 박씨와 동행한 사실도 확인했으나, '말동무'란 설명 외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선 김씨가 회담 참석자들을 위해 '말못할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편 검찰은 뇌물 공여자인 이익치씨의 처리와 관련, "입건의 필요와 상당성이 있는지 검토중"이라며 선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에 체류하며 진술서와 자료를 보내 사실상 수사의 방향을 좌우해온 김영완씨의 처리도 논란으로 남았다. 김씨가 제출한 자료의 증거능력도 문제지만, 김씨가 말을 바꿀 경우 수사의 틀이 수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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