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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부활 기지개 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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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부활 기지개 켜나

입력
2003.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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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가 기나긴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는 것인가. 최근 외국인들의 집중 매수로 국민은행 등 은행주가 강한 탄력을 보이자 시장에선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와 카드부실, SK글로벌에 발목을 잡혔던 은행주가 기지개를 켜는 것 같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국내외 증권사들이 은행주의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는 등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은행주의 상승은 '순환매' 성격이 강한 만큼 신중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더 나빠질게 없다"

은행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이 최악이었지만, 3분기부터 서서히 회복돼 내년부터는 급격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선취매를 권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은행주에 대한 강한 매수세도 선취매 성격이 강하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현대증권은 3일 은행업종의 실적 개선전망을 들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다이와증권도 "은행주가 연체율 증가와 카드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이제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현대증권 유정석 연구위원은 "4분기부터 은행계 카드 사업부의 흑자전환을 전망한다"며 "분기 및 월별 신규 부실여신의 감소, 누적 연체율의 포화, 연체자산에 대한 양호한 충당금 적립률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계 대출금의 연체율 상승에 대해서도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금의 담보여신 비중이 높아 은행권 수익성에 제한적인 부담만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보증권 성병수 연구위원도 "은행주가 악재들에 대한 부담을 대부분 떨쳐낼 것으로 보이는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은행주는 삼성전자 등 IT주에 비해 거의 오르지 못한 상태여서 주가 상승에 부담이 없다"고 추가상승을 전망했다.

외인 매수는 대안론에 따른 것

그러나 일부에서는 "은행주가 여전히 개인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위험 요소가 상존해있고, 실적 개선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긍정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삼성전자 등 IT주가의 가파른 상승으로 가격부담이 높아지자 포트폴리오상 대안으로 은행주를 매수하는 것일 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국민은행도 이미 외국인 지분율이 70%에 육박, 추가 매수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연구위원은 "최근 은행주의 상승은 인수합병 등 이벤트성격이 짙고, 올해 실적도 지난해 5조원에 턱없이 못 미치는 2조원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외국인들도 차익실현에 나서는 경향이 있는 만큼 주가의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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