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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책 읽으면 대화도 솔솔∼"/함께 30분 책읽기 캠페인 박철원 한우리독서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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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책 읽으면 대화도 솔솔∼"/함께 30분 책읽기 캠페인 박철원 한우리독서본부 회장

입력
2003.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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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붕괴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 간의 대화가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자녀와 함께 책을 읽으면 '할 얘기가 없다'는 변명은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물꼬가 트일 겁니다."2일 시작된 '자녀와 함께 30분 책 읽기' 캠페인. YMCA, 대한출판인회, 한국서점조합연합회 등과 함께 이 운동을 이끄는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 박철원(63) 회장은 "독서의 달 9월을 맞아 하루 30분 가족이 모여 책을 읽자는 이 운동이 분열되는 가족을 묶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1989년부터 한우리를 통해 독서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박 회장은 "독서는 습관이어서 어린시절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화려한 영상에만 익숙해져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중학교 졸업 후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에 바로 진학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장사를 하면서 책에 대한 애정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책을 구하기 어려워 옆집 여학생이 학교에서 빌려다 준 책을 읽으며 독서노트를 정리한 것만 50여권, 읽은 책의 수는 1,126권에 달한다.

몇 년 전 지하실에 물이 들어와 40여년 넘게 보관해온 소중한 노트는 모두 유실됐다. 그러나 당시 읽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같은 소설과 많은 위인들의 전기는 예순을 넘긴 지금까지 박 회장 삶에 없어서는 안될 양분과 에너지로 자리잡고 있다.

박 회장은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려면 무엇보다 독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나라가 부유해도 국민의 의식수준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단순한 '부자나라'를 넘어서지 못합니다. 책을 읽지 않고 정신을 살찌울 수는 없고 책 읽지 않는 국민은 선진국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가 이 가을에 읽을 책으로 추천한 것은 서강대 장영희 교수의 수필집 '내 생애 단 한번'과 휴렛 패커드 여성 CEO의 전기 '칼리 피오리나'.

이번 캠페인은 자녀와 책읽기 외에도 매월 25일을 '책을 선물하는 날'로 정하고 가족서가 갖기, 가족신문 콘테스트 등과 같은 다양한 행사를 추진한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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