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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 11월까지 "컴퓨터 보내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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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 11월까지 "컴퓨터 보내기 운동"

입력
2003.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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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사랑의 선물. 숨어있는 컴퓨터를 재활용해 친구를 도웁시다.' 한국일보가 사단법인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자활협), 쓰레기문제해결을 위한 시민협의회(쓰시협), 푸른경기21과 공동으로 '친구에게 컴퓨터 보내기 운동'을 펼친다. 이 운동은 서울과 경기 지역의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및 가정에 보관중인 폐컴퓨터를 수거, 재조립해 컴퓨터가 없는 동료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캠페인으로 이달부터 3개월간 펼쳐진다.9월 한달간은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의 협조로 각 학교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수거대상자와 명단을 취합, 교육청에 전달하게 된다. 교육청은 이 명단을 자활협에 통보한다. 10월에는 자활협과 자원봉사 학생들이 중고 컴퓨터를 수거한 뒤 분해·조립해 쓸만한 컴퓨터로 만든다. 재조립해도 사용이 불가능한 것은 처리 업체에 판매, 이 돈으로 새 컴퓨터를 구입한다. 마지막 달인 11월에는 새 컴퓨터 혹은 재조립된 컴퓨터를 대상 학생에게 무상으로 기증한다.

친구에게 컴퓨터 보내기 운동이란

이 운동에서 폐컴퓨터 수거, 재조립은 2월 발족한 자활협 컴퓨터재활사업단 회원 300여명이 담당한다. 재조립 과정에서는 관련 분야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가할 수 있으며 이들에게는 봉사활동 확인증이 발급된다.

사용 불가능한 컴퓨터는 자활협이 환경부 지정 중간처리업체 5곳에 판매, 대금으로 새 컴퓨터를 구입한다. 컴퓨터에는 금과 은 등 유가금속이 포함돼 있어 폐컴퓨터 판매를 통해서도 상당한 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운동을 통해 컴퓨터(본체 기준) 16만대를 수거, 1,000대 이상의 컴퓨터를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나눠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운동은 우선 정보화 능력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조립 과정에 학생들이 참가함으로써 스스로 컴퓨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컴퓨터에서 소외된 영세가정의 학생들이 자기 컴퓨터를 갖도록 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 이 운동의 또 다른 목적은 컴퓨터가 '유해 폐기물' 이라는 사실을 주요한 컴퓨터 사용자인 중·고생들에게 인식시키는 일이다.

쓰시협은 이를 위해 납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이 포함된 컴퓨터 폐기물의 처리 과정과 컴퓨터 폐기물의 유해성을 설명하는 홍보포스터 및 비디오 테이프를 각 학교에 배포하는 한편 학생들을 대상으로 '폐컴퓨터의 환경적 재활용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도 하게 된다.

친구에게 컴퓨터 보내기운동의 의의

친구에게 컴퓨터 보내기 운동은 9월부터 시행될 컴퓨터의 생산자 책임재활용제도(EPR)와 맞물려 있다. 이미 EPR이 시행중인 냉장고 TV 세탁기 등 백색가전 제품들의 재활용 및 회수율은 60∼70% 이상인 반면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컴퓨터의 회수율은 2∼4%에 불과하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에 따르면 1998년 만5,000대가 발생한 폐컴퓨터는 99년 3만4,000대, 2000년 4만4,000대로 폭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컴퓨터를 EPR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으나 제도 도입만으로 회수율을 당장 다른 가전제품 수준으로 올리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폐컴퓨터 재사용에서 민간의 자발적 참여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운동은 폐컴퓨터의 적정한 처리절차를 모르거나 폐기할 때 지자체에 비용을 납부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가정에 방치돼있는 대량의 폐컴퓨터를 창고 밖으로 꺼내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는 일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박성진 자활후견협회 분과장

"학생들에게 폐컴퓨터 문제를 인식시키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박성진(34·사진)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컴퓨터재활용사업단 분과장은 '친구에게 컴퓨터 보내기 운동'을 통해 학생들이 컴퓨터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면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운동을 추진하는 박 분과장의 가장 큰 고민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 학생들은 새 컴퓨터를 사더라도 원래 컴퓨터를 버리지 않고 부품만 교체해 업그레이드하는 등 스스로 재활용에 능숙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 방침이다. 박 분과장은 그래서 '컴퓨터 키즈'를 부품조립에 적극 참여시키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짧은 기간에 16만대나 되는 폐컴퓨터를 수집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해 박 분과장은 "전국 폐컴퓨터의 60% 이상이 수도권에서 배출되고 있다"며 "안산지역에서만도 한달에 50대 이상의 폐컴퓨터를 수집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이 운동이 성공할 경우 전국 학교로 폐컴퓨터 재활용운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분과장은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1년여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8년 IMF 당시 정리해고 바람에 실직자가 된 이후 99년 '안산 실업극복운동협의회'에서 사회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해부터는 자활협에서 자활인들의 컴퓨터 재활용 사업을 돕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왕구기자

■폐컴퓨터 재활용 문제는

폐컴퓨터의 재활용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999년과 2000년 컴퓨터 보급이 피크를 이뤘고 컴퓨터의 상품사이클이 4∼5년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2년이 본격적인 시스템 교체시기가 되기 때문이다. 컴퓨터 보급은 이미 1,000만대를 넘어서 폐컴퓨터의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재활용과 재사용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반면 증대하는 폐컴퓨터 재활용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시스템은 여러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통계 확보 어려움

냉장고 TV 등 다른 백색가전제품들과 달리 폐컴퓨터의 발생량 및 처리량은 파악하기 어렵다. 정부도 공식적인 통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폐컴퓨터를 수집하는 민간 수집상의 거래활동이 활발하기 때문. 직원 5∼10명 정도의 영세수거 업체가 난립, 업체 현황조차 파악이 어렵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지로의 폐컴퓨터 수출이 활발하지만 관세청 통계는 신형컴퓨터와 중고 컴퓨터 등의 수출입량을 구분하지 않아 해외로 반출되는 폐컴퓨터의 물량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복잡한 관리·판매 방식

일반 백색가전제품의 재활용율이 60%인데 반해 컴퓨터는 재활용가능 자원이 90% 이상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조립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해체·분리가 용이, 민간에 의한 재활용 동인(動因)이 커지면서 관리를 어렵게 한다. 판매방식도 복잡하다. 시스템산업의 특성상 CD―ROM이나 메모리 칩 등 컴퓨터 부품의 일부 교체도 가능하고 대리점 뿐만 아니라 전문 유통상가, 통신판매 등 유통경로도 다양해 정부는 폐기물 회수책임을 누구에게 부과해야 할지 고민이다.

재활용 기술의 낙후성

본체(PCB)와 모니터(CRT)에 대한 처리가 재활용기술이 영세한 민간업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력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의 가능성도 높다. 특히 금 등 유가금속을 추출할 수 있는 본체의 재활용 과정에서 '왕수'(산성용액)를 이용하는 업체가 상당수로 추정되지만 위험방지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산성폐수로 인한 환경파괴도 예상된다. 또한 메모리칩을 본체에서 추출하는 과정에서 작업자가 중금속인 납 등의 흡입할 수도 있다.

수출을 통해 후진국의 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환경오염 방지 처리시설을 갖춘 업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환경오염이 예상되고 이 경우 국가간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폐컴퓨터의 주 수입국이던 중국은 최근 환경오염을 고려해 수입을 전면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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