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식품업체인 네슬레가 한국 공장 철수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한국네슬레 측은 스위스 본사가 "노조의 적법한 활동은 존중하지만 회사 고유의 경영권과 인사권에 대해 노조가 간섭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며 "계속되는 노조파업의 여파로 한국네슬레의 경쟁력 저하가 이어질 경우 중대 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통보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외국인 직접 투자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고, 외국계 기업의 노사분규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네슬레의 이번 조치가 외국인 투자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려 투자선을 다른 나라로 옮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 같은 노사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해결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데 더 문제가 있다. 국내외 기업들은 줄곧 한국에 투자를 꺼리는 주요 원인으로 노사 관계를 지적했다.
하지만 상황은 별로 바뀌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더 악화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을 '전투적 노조 공화국'이라고까지 부르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외국 투자자들의 한국기피 현실은 통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올 상반기까지 신고액을 기준으로 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책임이 적지 않다. 정부는 노사 관계에 있어 법과 원칙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외국 투자자들의 판단이다.
네슬레의 이번 조치가 전적으로 노조 때문만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상태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를 노동계와 정부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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