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3일 하루 내내 무기력했다. 행자부장관 해임안 가결이 유력했는데도 대부분 의원들은 냉소적이었고 지도부의 협조 요청을 외면했다.정대철 대표는 오후 2차 의원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저지하고 싶어도 (의원) 수가 돼야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간담회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은 전체 101명 중 고작 30여명. 오전부터 세 차례나 의원총회를 소집했지만 소속 의원의 절반도 참석하지 않아 모두 간담회로 '격하'됐다. 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신주류 핵심 의원 상당수가 국회에 나오지 않아 구주류측의 비난을 자초했다. 한 당 관계자는 "그나마 의장실을 점거하거나 박관용 의장을 막아선 것도 젊은 신주류 강경파가 아니라 김옥두 유용태 이훈평 의원 등 구주류·중도파 중진이었다"고 꼬집었다.
지도부는 명확한 당론조차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실력 저지냐 본회의 불참이냐를 놓고 논란만 벌이다 한나라당 주도의 표결을 사실상 방조했다. 김상현 김경재 의원 등이 "몸을 던져서라도 박 의장을 막자"고 주장했지만 말 뿐이었다. 실력 저지를 외쳤던 신주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오지도 않았다. 지도부는 "대통령이 거부를 시사한 마당에 몸싸움까지 벌일 필요가 있느냐"며 은근히 청와대로 공을 떠넘겼다. 일부 의원들은 회의장 밖에서 바둑을 두는 '군기 빠진' 모습도 보였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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