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만 생각하면 남북사회복지실천운동본부 대표 구영서(44·사진) 목사의 마음은 착잡해진다. '북한이탈주민 추석 위로행사'를 준비중인 구 목사가 행사를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온정의 손길이 절실하지만 올해는 영 형편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운 탓인지 관심이 적어요. 선물로는 겨우 수건 한장씩을 준비했을 뿐입니다. 행사에 참석하는 탈북자 500여명에게 나눠줄 송편을 마련하는 데도 벅찰 지경이니까요."구 목사는 지난해 추석 이후 명절마다 탈북자 위로 잔치를 열고 있다. "북쪽에 두고 온 고향과 가족을 그리는 탈북자들은 명절이 되면 더욱 외롭다고 해요." 그래서 구 목사는 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문화회관에서 열 계획인 올 행사에서는 탈북예술단체의 축하공연과 탈북자 노래경연대회 등 탈북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주로 마련했다.
구 목사가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5년 전. 장신대를 졸업하고 20여년간 빈민목회 활동을 벌였던 그에게 한 장로가 "앞으로 북쪽 형제들이 많이 들어올 텐데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충고를 하면서부터. 구 목사는 북한이탈주민후원회를 꾸려 2,000세대에 이르는 탈북자 가정을 일일이 돌보고 남쪽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한다.
그가 최근 중점을 둔 부분은 탈북자 가정에 중고 컴퓨터 보내기 운동. 구 목사는 "탈북자들도 정착교육을 받을 때 컴퓨터를 배우지만 10% 정도밖에 컴퓨터를 장만하지 못한다"며 "컴퓨터를 이용하면 한국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목사는 올해 추석 행사에 참석하는 탈북자에게 신청서를 받아 집마다 중고 컴퓨터라도 한 대씩을 마련해줄 계획이다. "명절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희망을 나누는 데 있는 것 아닙니까.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032)465-1172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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