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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띄우는 편지

입력
200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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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는 자동차가 빠르면서도 안전하고 쾌적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도로입니다. 전 국토에 고속도로가 바둑판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 5일제 근무시대를 맞아 여가를 즐기는 관광객에게 고속도로는 여간 반가운 존재가 아닙니다. 고속도로 덕분에 어려운 국도나 지방도를 찾아 다닐 필요도 없고, 목적지까지의 시간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분명 고속도로는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고 있습니다.속도제한과 고속도로 통행료가 없는 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은 오늘날 독일 자동차산업을 세계수준에 오르게 한 원동력입니다. 고속도로는 편리함뿐 아니라 국가의 산업발전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데는 그만큼 책임도 따른다는 사실을 가끔은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설이나 추석 명절, 인파가 많은 피서철이면 고속도로 주변은 초대형 쓰레기통으로 변합니다. 집에서 가져온 쓰레기를 그냥 버리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낡은 가구를 버리는 얌체 운전자도 있습니다. 인파가 휩쓸고 간 곳을 치우는 청소부들의 모습은 우리의 뒤쳐진 공중 문화의식을 보여주는 현주소입니다.

과적차량 역시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과적차량 한 대가 지나갈 때 일반 승용차가 10만번 지나는 것과 하중을 줍니다. 당연히 고속도로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100㎞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도로 바닥이 조금이라도 패이기만 한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불량 적재차량 옆을 지날 때 늘 아찔한 기분이 듭니다. 적재된 물건이 만에 하나 떨어질까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고속으로 달리는 도로 위에 갑자기 나타나는 장애물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해도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잦은 차선변경 등 난폭운전에 길들여진 운전자도 마찬가집니다. 보다 편한 운전을 위해 만들어진 도로를 이용하면서 상대방에게 불편을 준다면 그 도로의 존재가치는 낮아집니다. 도로안전캠페인 같지만 우리 모두 고속도로의 존재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는 일 아닐까요.

/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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