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가출에 앙심을 품은 40대가 심야 아파트에 불을 질러 불과 연기가 아파트 전체로 번지면서 2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했다.2일 0시30분께 울산 남구 야음2동 동부아파트 1303호 김모(45·화물차운전사)씨 집에서 불이 나 김씨의 조카(17)와 1403호에 살던 이모(46)씨 등 2명이 연기를 피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다 숨졌다.
또 1503호에서 잠을 자던 조모(11)군 형제 등 7명과 1403호와 1808호에 사는 주민 등 모두 13명이 연기에 질식하거나 피신 중 부상했다. 1503호는 이날 친척들이 벌초를 위해 모인 날이어서 피해자가 많았다. 또 주민 수십명은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겨우 구조됐다.
김씨는 지난달 초 부인 전모(45)씨가 부부싸움 끝에 가출한 데 앙심을 품고 있던 중 이날 장남(22)과 말다툼을 하다 순간적으로 격분, 시너를 거실에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가 "경북 영주의 처가에 가서 죽겠다"고 말한 뒤 잠적한 사실을 밝혀내고 행방을 찾고 있다.
한편 이날 소방대가 즉시 출동했으나 대부분 주민들이 지하주차장에 빈 공간이 많았는데도 지상에 주차하는 바람에 고가 사다리차 등 진화·구조장비가 현장에 접근하지 못해 사고가 커졌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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