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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 볼만한 비디오 5

입력
200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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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 친척이 모이는 명절은 같음과 다름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혈연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모였지만, 떨어져 사는 동안 달라진 생활과 가치관을 받아 들이는 열린 마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너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사랑과 우정, 가족애를 다지는 건강한 사람들을 만나 본다.부모가 물려준 유산 덕분에 백수 생활을 즐기는 독신남 윌. '인간은 섬'이라는 신조 하에 잠깐 데이트만을 탐하는 바람둥이다. 그런 윌의 인생관을 바꾸어 놓은 사람이 있었으니, 12살 외로운 소년 마커스다. 뜻하지 않게 마커스의 보호자 노릇을 하면서 윌은 새로운 이웃 사촌을 만들게 된다.

형제 감독 크리스 웨이츠와 폴 웨이츠의 2002년 작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사진 위)는 연애는 좋지만, 결혼이나 육아와 같은 책임질 일은 기피했던 여피족의 이기적 속성을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다. '체인으로 연결된 섬이 되었다'는 마지막 고백까지, 영화는 냉소적인 시각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어떤 고백보다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들린다.

브레드 실버링 감독의 2002년 작 '문라이트 마일'(Moonlight Mile)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이를 사고로 잃은 세 사람이 분노와 슬픔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진실을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만이 상처를 치유하는 최선의 길임을 담담하고도 감동적으로 전해준다. 롤링 스톤스의 앨범 제목에서 따온 '달빛만큼이나 먼 거리'란 제목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장이모의 2000년 작 '행복한 날들'(幸福時光)과 첸카이거의 2003년작 '투게더'(Together·사진 아래)는 자본주의와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중국 문제를 짚고 있다. 개인주의가 팽배해가는 삭막한 현실 속에서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이 서로를 살갑게 보듬고 살아가는 모습. 가난하지만 순수한 그들의 사랑이 눈시울을 적신다.

'행복한 날들'은 큰 호텔 부지배인이라고 속여온 자오 아저씨와 앞 못 보는 소녀 우가 함께 살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돈을 벌어 아버지를 찾고 눈도 고치겠다는 희망을 품은 우를 위해 자오는 가짜 안마소를 꾸민다. 가난한 이웃들이 번갈아 가며 우에게 안마를 받지만, 돈이 없어 종이 돈을 만들어 쥐어 준다. 가짜 돈임을 눈치 챈 우는 자오와 이웃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투게더'는 바이올린 공부를 위해 도시행을 결심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다. 아들의 재능을 꽃피우기 위해 좋은 선생님을 찾아 다니는 아버지. 뒤늦게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된 아들. 모든 것을 희생해온 아버지를 위해 아들은 온 마음을 바쳐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피를 나눈 어머니와 딸도 노력하지 않으면 남과 다를 바 없다. 칼리 코리 감독의 2002년작 '산드라 블록의 행복한 비밀'(Divine Secrets of the Ya-Ya Sisterhood)은 어머니 세대와 딸 세대를 이어주기 위한 여성의 연대를 이야기한다. 딸 시다와 어머니 비비안은 서로를 오해한 채 반목하며 살아왔다. 이를 보다 못한 비비안의 세 친구는 시다에게 어머니의 과거를 들려 주며 어머니의 아픔을 이해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

/옥선희·비디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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