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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지상파 3社 분석 한달간 122차례 등장/"드라마는 외제차 홍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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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지상파 3社 분석 한달간 122차례 등장/"드라마는 외제차 홍보장"

입력
200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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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에 외제차가 너무 자주 등장해 간접광고 폐해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2일 "7월 1∼25일 방송된 지상파 TV 3사의 드라마 11편을 모니터한 결과, 모두 외제차가 등장했고 등장 횟수는 총 122회, 차종은 17종에 달했다"면서 "드라마가 '외제차 백화점'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모니터 대상은 KBS '노란손수건' '여름향기' '보디가드', MBC '백조의 호수' '옥탑방 고양이' '남자의 향기' '앞집여자', SBS '연인' '선녀와 사기꾼' '백수탈출' '스크린'이다. 방송사별 외제차 등장 횟수는 SBS가 52회로 가장 많았고 MBC 47회, KBS 23회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히 "드라마에서 성공한 기업인이나 부자, 그들의 자녀는 으레 외제차를 타고 나와 외제차가 '부와 성공'의 상징으로 그려진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가 '앞집여자'에서 미연(유호정)의 첫사랑인 정우(김성택). 미연에게 버림받았을 때 별 볼 일 없던 대학생이었던 그는 회사 대표로 성공해 벤츠를 타고 미연 앞에 나타난다.

흥미로운 것은 외제차 소유자의 성별에 따라 캐릭터 묘사가 달라진다는 점. 보고서는 "외제차를 타는 남자는 대부분 여주인공을 헌신적으로 돕는 '백마 탄 왕자'로 나오는 반면, 여성은 착한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녀'로 그려진다"고 꼬집었다. BMW컨버터블을 모는 '노란손수건'의 준하(김수근), 아우디A6를 타는 '여름향기'의 정재(류진), jeep을 소유한 '옥탑방 고양이'의 동준(이현우) 등이 전자라면, 크라이슬러 컨버터블을 타는 '보디가드'의 신애(이세은), 크라이슬러 세브링을 모는 '옥탑방 고양이'의 혜련(최정윤)이 후자의 사례다.

민언련은 "외제차 회사가 협찬을 하지 않더라도 제작진에서 차량 사용을 요청하는 일이 빈번해 TV 드라마가 외제차 홍보장이 되고 있다"면서 방송사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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