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운송거부 13일째인 2일 화물연대가 기존의 운송 거부에서 도로점거 및 물류기지 봉쇄 등 강경투쟁으로 전환, 사태는 끝을 분간할 수 없는 혼미로 치닫고 있다. 더구나 화물연대는 '추석연휴 물류마비'까지 공언하고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강경 선회 배경 화물연대 상급단체인 운송하역노조 정호희 사무처장은 2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차량을 동원한 시위는 전국적으로 계속 확산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평화적·합법적 투쟁만 고수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회원들은 이날 부산 신선대부두 등 주요 물류기지 봉쇄를 시도했으며 1일 밤에도 서울 등의 주요고속도로 및 경기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차량시위를 벌였다.
화물연대의 강경투쟁 선회는 진퇴양난에 빠진 국면을 극적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화물연대 회원의 복귀가 늘고 물류도 상당부분 정상화됐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운송료 인상 문제는 협상조차 재개되지 않고 있는데다 정부와 운송업체측은 지도부 검거 및 계약해지 등으로 화물연대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또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도부가 운신의 폭이 좁고 일선 현장에 대한 통제도 어렵다. 실제로 1일 밤 일부 지회 간부들이 지도부에 "운송거부만으로는 어려우니 복귀 명령을 내리거나 지회·분회별 독자행동을 용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 마비 오나 건설교통부는 이날 "부산항 광양항 의왕ICD 등 주요물류기지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상시 대비 80%대 수준이고 화물연대 소속 컨테이너운전자 복귀율은 44.5%"라고 밝혔다. 하지만 화물연대측은 "항만 등 거점시설 수송량은 회복됐으나 장거리 수출입 화물은 운송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물류 붕괴는 시간 문제"라며 "추석 연휴 때 물류대란이 불가피하다"고 버티고 있다. 더욱이 화물연대가 차량을 동원한 고속도로 점거 및 물류기지 봉쇄를 계속 밀고 나갈 경우 추석연휴기간 5월 1차 사태와 같은 물류 마비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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