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차량폭탄 테러로 숨진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 아야툴라 모하메드 바키르 알 하킴의 장례식이 2일 나지프에서 치러진 가운데 바그다드의 경찰본부 청사 앞에서는 또 다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했다.이날 장례식에는 40만명에 이르는 시아파 회교도가 운집해 복수를 외쳤다. 이들은 "어제는 사담 후세인의 탱크에 짓밟혔는데 오늘은 미군의 탱크가 가로놓여 있다. 후세인과 부시에 치욕을 안겨주겠다"며 말했다.
알 하킴의 동생이자 이라크 과도통치 위원회 위원인 압델 아지즈 알 하킴은 추도사에서 미국 점령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그는 "미군은 모든 유혈사태에 최우선적인 책임이 있다"며 "신의 뜻에 따라 일크를 건서할수 있도록 점령군은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비교적 협조적이었던 알 하킴 위원의 이 같은 발언에 따라 미군의 시아파 통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아파는 알 하킴의 죽음을 이교도에 대항해 순교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사담 후세인 정권이 1970년 이후 시아파의 대규모 집회를 금지한 이후 첫 대규모 장례식의 의미는 크다.
미군은 시아파의 감정을 자극할 것을 우려, 400여명의 이라크 경찰에 치안유지를 맡긴 뒤 일단 시신이 안장되는 나자프 인근지역에서 모두 철수했다. 나자프 주변 통제권을 폴란드군에게 넘기려는 계획도 무기한 연기했다.
차량폭탄 테러의 배후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신도들은 수니파나 알 카에다 세력이 연루됐을 가능성은 있으나 후세인 추종세력이 범행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 분위기다.
카타르의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도 앞서 1일 나자프 폭탄 테러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후세인의 육성으로 보이는 테이프를 보도했다.
"자비롭고 인정 많은 신의 이름으로"로 시작하는 이 테이프는 "타락한 자가 소식을 전하면 무조건 비난하지 말고 잘 살펴봐라"라는 코란의 구절을 인용하며 후세인 추종자들을 아무 증거 없이 비난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 테이프는 그러나 앞서 발생했던 바그다드 주재 요르단 대사관 테러, 유엔 사무소 폭탄테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바그다드 도심의 라사파 지구에 있는 바그다드 경찰본부 앞에서 2일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이라크 경찰 1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했다. 테러가 누구의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라크 경찰측은 아마드 이브라힘 내무부 차관을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브라힘 차관의 집무실은 경찰본부 바로 인근에 있다.
앞서 31일과 1일에도 나자프 인근 쿠파에서 폭탄이 만재된 차량 2대가 잇달아 발견됐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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