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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에 대한 인식바꿔 보람"/만화작가 도베 게이코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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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에 대한 인식바꿔 보람"/만화작가 도베 게이코 방한

입력
2003.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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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는 바보가 아닙니다. 시작과 끝만 정해주면 공부나 일도 잘 할 수 있습니다."자폐아와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로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작가 도베 게이코씨가 28일 방한했다. 2001년 1권이 나온 후 지금까지 모두 4권이 발행된 이 만화는 장애인을 다룬 만화로는 드물게 42만부나 팔려 자폐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7월말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번역된 한국판 홍보를 위해 내한한 그를 만났다.

"요즘 일본 만화 독자들은 흥미, 재미보다는 감동을 추구합니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하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눈이 높아져 웬만한 만화로는 독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가 없습니다." 그는 먼저 이 만화가 성공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1권은 주인공 히카루의 출생에서 유치원 입학까지, 2·3권은 초등학교 저학년, 4권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의 이야기를 다뤘다. 아들 히카루의 장애를 발견한 어머니가 "너 때문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몰아세우는 남편과 시어머니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칠 줄 모르고 아이를 키워가는 사랑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어머니의 노력으로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진정으로 히카루를 이해하게 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친구들과 교사, 다른 학부모들까지도 히카루를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로 미스터리, 여자 프로레슬러, 역사 등 다양한 소재의 만화를 낸 그가 이 만화를 그리게 된 것은 한 자폐아의 어머니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둘째 아들의 유치원 졸업식에서 다른 아이들이 장래의 꿈을 발표하는데 한 어머니가 말 못하는 아들의 손을 잡고 "앞으로 밝고 건강하게 일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그 아이와 어머니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례들을 직접 취재했고 30대 중반의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만화잡지 'for Mrs'에 연재를 시작했다가 단행본을 냈다. "자폐아인 오빠를 이해하게 돼 고맙다"는 초등학교 여학생, 자폐아를 둔 어머니들이 사연을 적은 편지와 육아일기를 보내오는 등 독자 반응은 뜨거웠다. NHK가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냈고, 아사히TV는 드라마로 만들어 내년 4월부터 3개월간 방송한다. 또 자폐아의 실체와 바람직한 치료법 등을 실제적으로 쉽게 그렸기 때문에 몇몇 대학의 아동교육학과 등에서 교재로 채택되기도 했다.

도베씨는 "앞으로 주인공 히카루가 사회에 나가 일을 할 때까지, 특히 사춘기의 이야기는 꼭 그리고 싶다"고 계획을 밝히고 나서 "한국에서도 이 만화를 통해 자폐아에 대한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에는 24만 명, 한국에는 8만 명의 자폐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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