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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 건맨" 황야서 하늘로/美영화배우 찰스 브론슨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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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 건맨" 황야서 하늘로/美영화배우 찰스 브론슨 타계

입력
2003.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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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7인'으로 유명한 미국 영화 배우 찰스 브론슨이 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 세다스 시나이 병원에서 폐렴으로 숨졌다. 향년 81세.1921년 11월3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에렌펠드에서 리투아니아계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브론슨은 2차 대전이 끝난 후 필라델피아 극단에서 세트 디자이너로 일하며 단역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본래 성은 부친스키였으나 당시의 냉전 분위기에 밀려 동구권 냄새가 나는 성 대신 영국계 냄새가 나는 브론슨으로 바꾸었다. 브론슨은 파라마운트 스튜디오 근처에 있는 '브론슨 게이트'(Bronson Gate)에서 따왔다.

그는 1951년 '군중'(The Mob)으로 영화에 데뷔했으나 혼혈에 그다지 잘생기지 못한 외모 탓에 한동안 웨이터와 같은 조역을 도맡았다.

하지만 1960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패러디한 서부극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에 스티브 맥퀸, 율 브리너 등과 함께 출연하는 행운을 잡았다.

이후 제임스 코번, 스티브 맥퀸 등 남성 스타들이 총출동한 '위대한 탈출'(1963)에서 소심한 남자 주인공 역을 훌륭히 소화했다. 또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턴'(Once Upon a Time in the West·1968)에서는 번개 같은 총솜씨를 자랑하는 하모니카맨으로 출연, 서부의 황량한 마을을 배경으로 우수를 가득 머금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가 대중적 인기 스타로 떠 오른 것은 50대에 접어든 70년대 들어서였다. 71년 그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우'로 뽑혀 골든 글로브상을 수상했다. 생전에 "내 얼굴은 누가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킨 돌산처럼 생겼다"라고 말할 정도로 외모가 보잘 것 없음을 강조했지만 유난히 많은 얼굴 주름과 강한 팔뚝, 콧수염이 만들어 내는 묘한 마초적 캐릭터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74년 출연한 '데스 위시'(Deadth Wish)에서는 악당들에게 부인이 살해된 후 복수의 화신으로 열연해 큰 성공을 거두어 그는 세계적 스타로 튼튼히 자리매김했다. 이 영화는 이후 시리즈물로 제작돼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더티 해리' 시리즈와 함께 가장 성공한 형사물로 평가 받았다.

그는 68년 영국 출신 여배우 질 아일랜드와 재혼해 영화계의 잉꼬부부로 불리기도 했으나 아일랜드가 90년 암으로 사망하면서 깊은 절망에 빠졌다.

브론슨은 99년까지도 TV시리즈 '패밀리 캅스'(Family of Cops III)에서 열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으나 2000년 이후 활동이 뜸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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