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왜 항상 똑같이 반복되고 멜랑꼴리한 것일까." "나는 왜 이렇게 무기력할까." '멜랑꼴리'(박상희 지음·영진닷컴 발행)는 요즘 20대 네티즌들의 이런 정서를 담은 만화이다. 강아지 두기둡스(Doogy Doops)를 주인공으로 해 카툰 웹사이트 먼지(www.munge.co.kr)에 연재된 것을 책으로 묶었다.작가가 '무언가를 위해 과도기를 겪고 있는 꿈틀대는 사람들을 위하여' 그렸다고 하는 이 만화는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있는 20대들의 일상을 잘 보여준다.
'움직일 수 없어'편을 보자. 주인공은 이불 속에 누운 채 생각한다. '밖으로 나가 맑은 공기를 쐬야지.' 그러나 손가락도 까딱하지 않고 그대로 누워있기만 한다. 이어지는 '나갈 필요가 없어''자극''단순 반복'등에서는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것 외에는 방 안에서 꼼짝않고 지내는 네티즌들의 무기력하고 게으른 일상을 그대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한없이 늘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만 있다. 일을 하는 자와 일을 하지 않는 자'라거나 '사람들은 왜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 하면서도 열심히 일하는 걸까. 그들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는 등 청년실업 세대의 고민도 드러난다. 먼지색이라는 라이트 블루와 그린 계열의 컬러도 20대의 감성을 보여준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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