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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사법부에 걱정·애정 공유를" 사표수리된 사법파동 주역 박시환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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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사법부에 걱정·애정 공유를" 사표수리된 사법파동 주역 박시환 부장판사

입력
2003.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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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에 대한 걱정과 애정을 혼자만 갖고 있지 말고 자연스럽게 공유하라고 후배 법관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밖에서도 늘 법원의 명예와 자부심에 누가 되지 않는 법조인으로 남는 것이 제가 이제부터 사법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겠지요."대법관 후보 인선안에 반발, 지난달 13일 사직서를 제출해 파문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박시환(50·사진) 서울지법 부장판사는 요즘 정든 법원을 떠날 준비를 하며 조용히 몸과 마음의 짐을 정리하고 있다. 그의 '사의'는 3주 가까이 받아들여지지 않다 최근에야 수리됐고 그는 오는 5일 법복을 벗을 예정이다. 그가 사표를 내자 법원 안팎의 많은 인사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고, 또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자 "박 부장이 계속 남아있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추측도 나왔다. 그는 그러나 "법원에 남아 달라는 주변의 요구와 기대를 저버리는 것은 미안하지만, 사퇴 철회는 이미 진행된 사태의 순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밖에서의 삶에 대해 묻자 박 부장은 웃으며 "자격증이 하나(변호사) 밖에 없으니 그 일을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로펌은 갈 생각이 없고 개인 사무실을 내 조용히 생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로서 사법개혁 활동을 계속할 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파문이 있었고 나의 의견은 모두 말 한 만큼, 밖에서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친정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진보적 판결로 사법부 안팎의 신망이 두터웠던 박 부장은 "많은 사건을 다루다 보니 혹 당사자에게 불합리한 판결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내 마음을 누르고 있다"며 "변호사로서 영리를 추구해야 하지만 후배 법관들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은 늘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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