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이상 군사정권에 의해 구금되어 있는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지(58·사진) 여사가 단식투쟁 중이라고 미국 국무부가 발표, 구금의 불법성 논란과 미얀마 민주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미 국무부는 31일 성명을 통해 "수지 여사의 안전을 심각히 우려하고 있으며 그녀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미얀마 군사정권은 수지 여사 건강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며 "미국은 수지 여사와 그녀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동료들, 다른 정치범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BBC방송은 미얀마 현지 야당 지도자들은 아직 수지 여사의 단식투쟁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고, 군사정권은 "단식 투쟁은 사실이 아니다"며 미국의 주장을 부인했다.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지 여사는 5월30일 미얀마 북부지방 유세 중 그의 지지자들과 친 정부 단체 대원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군사정권에 의해 구금됐다.
수지 여사의 단식 투쟁은 미얀마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 조치가 발효한 지 이틀 만에, 신임 총리 킨 윤 장군의 민주주의 이행안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군사정권의 이행안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로 해석된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수지 여사 구금으로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화하자 지난달 말 권력개편을 단행한 뒤 구체적인 일정도 제시하지 않은 채 "국가헌법회의 논의를 거친 뒤 공정한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며 7개항의 민주화 이행안을 발표했다.
미얀마 독립의 아버지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지 여사는 1988년 망명지인 영국에서 귀환한 이래 15년 간의 대부분을 가택연금 또는 구금 상태로 지내고 있으며 특히 1990년 NLD을 이끌며 선거에서 압승한 뒤 군사정권에 의해 선거가 무효처리 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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