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재건과 평화유지를 위한 연합군 병력 확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이라크에서의 잇단 테러로 이라크 파병에 동의했던 일부 국가들이 발을 빼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일본의 파병 연기 움직임에 대해 "일본은 도망가려 해선 안 된다. 이라크 파병 문제를 다도(茶道) 모임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고 꼬집은 것은 다급해진 미국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 바그다드의 유엔 사무소 테러 이후 일본에서는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내년 이후로 연기하자는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태국 국방부 대변인도 30일 "20여명의 태국군 선발대는 예정대로 9월 초 이라크에 파견되지만 나머지 400여명의 병력은 행정적 문제로 한 달 뒤 떠날 것"이라며 파병 연기 방침을 밝혔다.
또 미국은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의 이라크 파병을 유도하기 위해 유엔 결의를 통한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 구성을 추진 중이지만 이 방안에도 걸림돌이 적지 않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다국적군을 유엔 통제 하에 두되 미군 장성이 유엔사령관이 돼야 할 것"이라며 '미군 주도'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프랑스 독일 등은 "통치권 공유가 전제되지 않으면 파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0일 "유엔의 승인을 전제로 이라크에서 미군이 지휘권을 갖는 다국적군 창설을 지지한다"며 미국의 다국적군 구상과 유사한 언급을 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13만 9,000여명의 미군 외에 영국 한국 등 27개국 병력 2만1,000여명이 파견돼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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