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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수술/통증적고 회복빨라… "의사 숙련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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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수술/통증적고 회복빨라… "의사 숙련도"가 관건

입력
2003.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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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복강 내 내시경) 수술의 영역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1987년 담낭절제에 처음 적용된 후 최근 암, 이식 수술까지 적용되고 있다. 배를 열지 않는 만큼 회복이 빠르다는 이점은 확연하나 개복수술 만큼 치료효과가 좋으냐가 논란거리다. 일단 2년 안팎의 추적결과는 개복수술과 비슷하거나 나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전문의들은 "장기 추적결과가 나온다면 복강경 수술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환자를 위한 수술

복강경 수술은 환자가 실감하는 좋은 점이 많다. 배에 1㎝ 정도의 구멍만 3∼5개 뚫거나 최소한의 절개만 하기 때문에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입원기간이 짧아 사회복귀가 빠르다. 맹장수술로 알려진 충수절제의 경우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다.

2000년부터 114건의 신장이식 수술을 복강경으로 시술한 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황태곤 교수는 "과거 개복수술로 신장을 제공한 환자는 옆구리 부분을 40∼50㎝ 절개, 수술 다음날 돌아눕지도 못했지만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는 다음날부터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한 장기를 건드려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인 장유착이 적고, 장운동이 빨리 되돌아온다.

이러한 이점으로 결석이나 용종 등으로 인한 절제수술에서 복강경이 쓰이지 않는 곳은 거의 없을 정도다. 쓸개나 지라의 절제는 복강경이 표준요법으로 자리잡았고, 간 절제나 심장 혈관우회수술, 이식수술에도 쓰이고 있다.

조기 암 성과 좋아

암은 어떤가. 조기(2기 이하) 암에서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과 치료성과가 비슷하거나 낫다는 결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위암센터가 2002년 10월∼2003년 3월 복강경 수술을 한 조기 위암 환자 21명과 개복수술을 한 환자 40명을 비교하면 합병증이 각 4.8%, 15%로 복강경수술에서 훨씬 적었다. 사망자는 양쪽 모두 없었으며, 퇴원일은 복강경 수술을 받은 경우 평균 하루가 빨랐다.

1995년 국내 처음으로 복강경 간절제를 시작한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김응국 교수는 간암 환자 27명을 복강경으로 수술, 평균 2년간 추적한 결과 사망 1명, 재발 13.3%로 개복수술보다 약간 나은 성적을 보였다. 김 교수는 이 결과를 다음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릴 아시아복강경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조기 자궁경부암에 대한 복강경수술 결과도 개복수술 못지않은 치료성적을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남주현 교수는 복강경 수술의 완치율(96%)이 개복수술의 완치율(97%)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3기 암도 가능한가

복강경 암 수술의 이슈는 전이가 시작된 3기 이후 암도 근치가 되는가 하는 점이다. 아직 5년 이상의 장기생존율 추적조사 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 유보적이나 일부에선 3기 이후 암에도 조심스럽게 적용되고 있다.

1997년부터 복강경 대장·직장암 수술을 해 온 한솔병원 김선한 과장은 "개인적으론 전이성 암도 복강경수술이 표준"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진행성 대장암 환자 77명을 평균 22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재발 2.9%, 전이 8.8%로 나타나 개복수술과 비슷한 정도였다"고 밝혔다. 또 암이 전이되는 경로인 림프절을 얼마나 많이 떼어내느냐 하는 점도 미 암위원회의 제시안(7∼14개)보다 많은, 평균 20개여서 안전하다는 것. 김 과장은 암이 옆의 장기로 퍼진 경우 조작이 어려울 정도로 너무 큰 경우 손으로 힘주어 떼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단단히 고정된 경우 등만 제외하고는 3기, 4기 암까지도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2001년부터 32건의 복강경 전립선암 수술을 한 황태곤 교수 역시 "7㎝ 크기의 3기 암도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전립선의 경우 치골이 가리고 있어 개복해도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복강경수술이 유리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장기에 따라 다르다. 림프절이 복잡하게 얽힌 위의 경우 1,2기로 제한하는 경향이 크다. 약 100건의 위암 수술 경험을 가진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김형호 교수는 "3기 이후부터는 임파절을 2군, 3군까지 수십개 절제해야 하는데 복강경으론 한계가 있다"며 "2기 초기까지만 복강경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숙련된 전문의 필요

여전히 전체 암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이 차지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 복강경 수술은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다. 배를 완전히 열고 손을 써가며 하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고도로 숙련된 의사여야 하는 것. 김선한 과장은 "어떤 수술방법이 우월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숙련된 의사가 집도하느냐이다"라고 말한다. 또 다른 이유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회용 소모품 비용만 100만원이 넘어갈 정도로 개복수술보다 수술비가 많이 들지만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복강경 수술이 보험 적용된 이후 몇 배 늘어나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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